◎개혁·야통·보수·내각제 등 앞세워/여 승패따라 형태·범위 달라질듯정계개편론은 선거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여야간에 중요쟁점으로 떠오른 사안이다. 실제 여야는 총선이후의 정국상황이 기존의 틀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판단아래 저마다 유리한 구도를 끌어내기위해 여러 대안을 검토중인 것도 사실이다. 그런만큼 이 논란은 선거자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수 있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정계개편론은 기본적으로 총선후 신한국당의 위상과 연관돼있다. 신한국당이 정국을 주도할수 없는 상황이 될 경우 곧바로 정치권이 꿈틀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신한국당이 승리할 경우를 상정한 정계개편 가능성도 제기되며 내각제개헌을 중심으로한 보다 큰 그림도 예측할 수 있다.
정계개편론은 무엇보다 여당중진들이 자신의 영향력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제기됐다. 일부 중진들은 은연중 『내가 정계개편의 핵이 될 것』이라고 흘리면서 이를 득표에 활용해왔다. 이와관련, 대구·경북 선거를 책임진 김윤환 신한국당대표는 신한국당이 총선에서 실패할 경우 정계개편이 뒤따를 것임을 시사하며 특히 보수신당의 가능성을 누차 언급했다. 김대표의 정계개편론이 처음 나왔을 때 당내에서는 『TK표를 겨냥한 의도적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김대표의 향후 영향력을 과시한 대목이라는 해석이 더욱 우세하다.
김종필 자민련총재의 내각제도 비슷한 경우다. 김총재의 내각제주장은 총선후 전개될 정국변화속에서 자신이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점을 은근히 내비치는 고도의 선거전략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김원기 민주당공동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에서 『야당통합등 큰일을 위해서는 내가 국회에 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남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노재봉 전 국무총리도 비슷한 언급을 했다. 그는 31일 합동연설회에서 『당선되면 정계개편의 중심에 서서 가칭 자유시민당을 만들어 진정한 보수진영을 결집하겠다』며 『보수신당은 진정한 보수를 추구하면서 국민을 불안에서 해방시키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계개편론은 상대방을 공격하는 소재로 사용되기도 한다. 야권표의 분산을 우려하는 일부 야당후보들은 민주당후보를 겨냥해 『어차피 신한국당과 합칠텐데 왜 민주당후보를 찍느냐』며 「2중대론」을 펼치고 있다. 특히 신한국당 박찬종 수도권선대위원장등이 주장한 개혁세력연합 등은 민주당을 곤혹스럽게 한다.
때문에 민주당은 줄곧 정계개편론에 알레르기성 반응을 보여왔다. 홍성우 선대위공동위원장이 최근 강남갑 정당연설회에서 『이회창 의장은 총선전 신한국당을 떠나야만 총선후 정치권이 개혁세력대 수구세력으로 재편될 때 개혁세력의 한 사람으로 참여할 수 있다』며 신한국당을 공격한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같은 정계개편 논란이 당장 유권자들의 피부에 와닿기는 힘들지만 정당이나 후보, 유권자들 모두가 상당히 관심깊게 지켜보는 이슈임은 부인할 수 없다. 선거전 내내 여야가 안정론, 견제론, 개헌론으로 공방을 벌이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정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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