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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훨씬 더 큰 미철강사 인수 연1,000만불 순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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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훨씬 더 큰 미철강사 인수 연1,000만불 순익

입력
1996.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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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삼킨 새우” 화제/(주)승산 “해외서 승부” 91년 490만불에 경영권인수/철저한 현지경영·성과급제로 성공… 계열사도 2개「고래를 삼킨 새우」 국내 한 중소업체가 자신보다 덩치가 큰 미국의 철강회사를 인수, 연간 1,000만달러(약 78억원)의 순익을 내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국내화물을 수송하는 륙운업체인 (주)승산(허완구회장·59)은 총자산이 100억원도 안되던 91년말 미국 오리건주 유진시 소재 210억원 규모의 철강생산기업인 「파웨스트 스틸」사를 인수, 4년여만에 2개의 계열사까지 거느린 탄탄한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내년 1월부터 증권거래법상 경영권보호조항(200조)이 철폐되는 등 기업간 인수합병(M&A)이 자유화하는 상황에서 승산의 사례는 국내 중소기업들도 충분히 해외기업을 인수해 입지를 넓힐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해외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생각으로 80년대초부터 투자대상을 찾던중 미국 서북부의 중소도시인 유진시에 파웨스트스틸사가 매물로 나온 사실을 알고 면밀한 실사를 거친후 인수하게 됐습니다』

철강재를 가공판매하던 파웨스트스틸은 91년초 설립자가 타계한 후 경영이 어려워져 인수자를 찾던중이었고 승산은 총 490만달러를 투자해 경영권을 인수했다.

허회장은 그러나 국내 다른기업들과 달리 인수회사를 철저히 현지인들을 통해 경영했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법인을 운영하면서 기업문화 차이로 현지인들과 자주 마찰을 빚는 전철을 밟지않기 위해 파웨스트스틸은 완전히 현지인에게 경영을 맡겼습니다. 다만 말단직원이나 임원이나 일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 많은 보수를 주는 성과급제도를 시행해 근로의욕을 북돋웠습니다』

승산에는 파웨스트스틸 담당이사 한명이 있긴 하지만 잘 짜여진 컴퓨터온라인망을 통해 국내에서 현지상황을 파악하고 연락 및 감독을 한다. 현지는 주요투자계획 등 수립을 위해 3개월에 한번씩 갖는 분기회의때만 방문하고 있다.

이같은 경영방식에다 우수하고 한국보다 저렴한 현지인력이 힘이 되어 91년 8,693만달러이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1억2,935만달러로 급증하고 순익도 4배나 늘어날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초대민속씨름협회장을 지내기도 했던 허회장은 1925년 선친이 경남 진주에 사재로 세운 일신여고의 후신인 진주여고가 학교 시설이 낡아 어려움을 겪자 70억원을 흔쾌히 내놓는 등 사회봉사에서도 좋은 본보기를 제공하고 있다.<박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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