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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크리스테바저 「사랑의 역사」(우리시대의 신고전: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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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크리스테바저 「사랑의 역사」(우리시대의 신고전:26)

입력
1996.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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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문학 작품속 「사랑의 철학」/정신분석학적 기호학으로 해석시몬 보부아르 이후 프랑스 지식인사회에 오랜만에 등장한 여성철학자이자 작가·문학평론가인 줄리아 크리스테바(55·사진)는 기호학 정신분석학 구조주의등 현대 프랑스사상의 흐름을 섭렵했다. 그의 주저 「사랑의 역사」(민음사간·김영옮김)는 다양한 지적 편력이 응집된 대표작이다.

6부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시대의 대표적 신학, 예술, 문학작품 등에 나타난 「사랑의 철학」을 고찰하고 있다. 제1부에서는 책 전체를 이끌어가는 이론적 틀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과 기호학의 연관성을 보여준다. 제2부에서는 플라톤의 대화편 「향연」 과 「파이드로스」에서 거론된 에로스의 실체가 남성동성애임을 폭로하고 「플라토닉 러브」로 알려진 플라톤의 사랑관이 허구적이었음을 비판한다. 또 성경의 아가서를 분석, 종교적 감성의 극치로 표현된 사랑의 인간적 의미를 읽어내고 있다. 3부에서는 자기중심적 사랑의 극단적 형태인 나르시스의 문학적 기원을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에서 찾고 나르시스가 폴 발레리, 말라르메, 앙드레 지드의 문학에 나타난 양상을 추적했다.

4부는 사도 바울이 구약성서에서의 「공포의 신」을 「사랑의 신」으로 새롭게 정의하면서 생겨난 「사랑의 혁명」이 갖는 의미를 파헤친다. 크리스테바는 「무한한 신의 사랑으로서 아가페」라는 개념이 정립된 것도 이 혁명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5부는 몰리에르의 「돈후앙」,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등 문학작품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사랑의 화신을 정신분석학적 개념으로 설명했다. 6부에서는 보들레르 스탕달등의 문학작품을 살펴보며 「사랑은 삶을 회복시키는 탐색」이라고 사랑관을 제시했다.

1941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태어난 그는 소피아대를 졸업하고 불가리아 청년당신문의 기자생활을 거쳐 프랑스로 유학, 뤼시앙 골드만, 롤랑바르트를 수강했다. 28세때인 69년 「세미오티케 기호분석을 위한 연구」를 발간, 프랑스 지성계의 주목을 끌기 시작한 그는 70년대 정신분석학적 기호학으로 명성을 얻었다. 현재 파리제7대 불문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박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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