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비 빼돌렸다” 산업스파이혐의 고소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와 유럽의 최대 자동차 메이커 폴크스바겐(VW)이 한판 법정승부를 벌이게 됐다.
GM이 VW 최고 경영층 10명을 상대로 산업스파이 행위를 했다며 미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 연방법원에 최근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이후 두 「공룡」은 전쟁상태에 돌입했다. 결과야 어찌되든 이 「고래싸움」으로 미국과 독일의 경제관계 전반에까지 손상이 올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GM이 미 국내법인 「부당이익 취득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고소한 사람은 페르디난트 피에크 회장과 호세 이그나치오 로페즈 사장, 고위간부 8명 등이다. 100쪽에 달하는 고소장은 『VW가 GM에 대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양심과 윤리를 완전히 내동댕이쳤다』며 증인 500명의 진술과 도난당한 수많은 자료를 예거하고 있다. 손해배상청구액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유죄판결이 날 경우 법원이 인정하는 손해액의 3배를 지불하도록 돼있어 최소한 수억달러(수천억원)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전쟁」의 발단은 4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페즈 현 VW사장은 당시 GM의 전세계 구매담당 사장이었다. 그는 자기 참모들을 『전사』라고 부르면서 회사경비를 10개월만에 10억달러 이상을 절감하는 놀라운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93년 3월16일 느닷없이 VW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핵심 참모 7명도 같이 데려갔다. 이적 이유는 GM에 비해 4배나 많은 연봉(160만달러)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바로 이때 로페즈가 참모들과 함께 GM의 부품공급 계약내용과 신형 차 개발계획이 담긴 자료는 물론, 「미래의 공장」 또는 「공장 X」라고 불리는 생산공정 혁명화계획까지 훔쳐갔다고 주장한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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