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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뮤지컬 「렌트」 브로드웨이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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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뮤지컬 「렌트」 브로드웨이 강타

입력
1996.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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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3일 공연시작때 이미 예약동나… 대극장으로 무대옮겨/가난한 뉴욕 예술인촌 젊은이들의 애환 그려/대중음악 장르 총망라 작가급사로 더욱 관심뉴욕 브로드웨이의 뮤지컬계에 신선한 충격이 몰아치고 있다. 오프 브로드웨이의 한 소극장에서 막을 올린 록 뮤지컬 「렌트」(Rent)가 폭발적인 화제를 낳으며 브로드웨이의 기성무대를 흔들고 있다.

렌트는 2월13일 첫 공연 시작과 동시에 3월말까지 예매가 끝나 버렸다. 곧 브로드웨이의 대극장들이 공연계약을 따기위해 줄을 이었고 결국 4월16일부터 200만달러를 들인 대형쇼로 다시 꾸며져 브로드웨이의 네덜랜더 극장으로 진출한다. 지난주까지 150석 규모의 소극장에서 팔린 티켓 액수는 개별입장권만도 160만달러에 달하고 단체입장권도 100만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음반을 제작하기 위한 상담도 별도로 진행중이다.

불과 한달여만에 이같은 성공을 거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뉴욕 매스컴들은 놀라워하고 있다.

렌트의 무대는 그리니치 빌리지와 함께 뉴욕 예술계의 메카라 할 수 있는 맨해튼 동남쪽 가난한 예술인들의 동네인 「이스트 빌리지」. 렌트는 바로 이스트 빌리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전하고 있다. 실제로 배우들이 모두 이스트 빌리지에서 캐스팅돼 이 곳 젊은이들의 꿈과 열정, 우정과 사랑, 죽음 등을 그리고 있다. 뉴욕 예술계에 흔한 「게이」들의 삶과 하루가 멀게 AIDS로 친구를 잃는 젊은이들의 아픔도 가감없이 전달하고 있다.

렌트가 집중시선을 받는 요인중 하나는 뉴욕무대에 20여년만에 본격 록 뮤지컬이 등장했다는 점이랄 수 있다. 그래서 렌트는 70년대말 화제작이었던 「헤어」(Hair)에 견주어 「90년대의 헤어」로 불리고 있다. 90년대 록 뮤지컬로 규정되는가 하면 「록 오페라의 새 이정표」(뉴욕 타임스)라는 평도 얻고 있다.

렌트에는 가스펠, 리듬 앤 블루스, 하드 록, 그런지 펑크 록, 발라드 등 90년대 대중음악 장르가 총망라돼 있다.

그러나 렌트가 불러일으킨 폭발적 관심은 무엇보다도 조나단 라슨이라는 젊은 작가에서 비롯됐다. 라슨은 그 스스로가 이스트 빌리지의 보헤미안이었다. 작품을 구상한 지 7년간의 곡절끝에 이를 무대에 올리게 됐지만 정작 그는 시연을 위한 최종 리허설이 있던 지난 1월 25일 밤 집에서 쓰러져 죽고 말았다. 사인은 대동맥 혈전. 35세의 요절이었다. 쓰러지기 불과 2시간전 뉴욕 타임스 문화부 기자와 마지막 인터뷰를 가졌던 대목도 그의 죽음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들었다.

그는 평소 브로드웨이의 뮤지컬이 텅빈 화려함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친구들에게 그는 『뮤지컬을 MTV 세대들에게 돌려 주어야 한다』고 말해왔다. 렌트의 등장인물들이 거의 모두가 그의 실제 친구들이고 그의 짧은 인생역정 자체가 전형적인 하나의 뮤지컬이었다는 점 등이 관객들의 가슴을 한층 더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뉴욕=조재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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