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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감정 두가지 말(4·11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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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감정 두가지 말(4·11 눈)

입력
1996.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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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낮 12시 전남 광양시 유당공원의 국민회의 정당연설회장. 가랑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속에도 1천여명의 청중이 모여 이 지역의 「희망」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었다.김총재가 도착하기전 연단에 선 사람은 김총재의 공보특보인 이영일전의원. 그는 먼저 10여분동안 김영삼대통령을 「신나게」 두드리면서 국민회의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리곤 『여러분 연단을 떠나기전에 꼭 드려야할 말씀이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전국구가 의석이 아니라 득표율에 의해 나눠진다는거 잘 아시죠』하고 반문한다.

기다렸다는 듯이 청중이 『예』를 외치면 그는 「본심」을 털어놓는다. 『그런데요, 신한국당은 전국 모든 선거구에 후보를 출마시켰는데 우리당은 영남지역 23개선거구에서 후보를 못내 그 지역에서는 한 표도 못얻게 생겼습니다. 그러니까 이 지역에서 우리 후보에게 「몰표」를 줘야 영남에서 우리가 못얻는 부분을 커버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우리 당을 밀어주지 않으면 안됩니다』

상당히 「교묘하게」 지역감정을 건드린 이전의원이 떠나고 곧 이어 김총재가 연설대에 섰다. 그러나 김총재의 입에서는 그의 특보와는 1백80도 다른 얘기가 나온다.

『여러분은 이 김대중이가 호남출신이라서, 지역주의에 매여서 우리당 후보를 찍지는 마십시오. 우리당의 정책이 진정 중소기업, 구멍가게 상인, 주부들의 장바구니를 위하는 것이라고 여긴다면 우리에게 표를 주십시오』라고 「지역감정」에 대한 배타적인 얘기로 일관한다. 심지어 『나는 절대로 지역주의를 주장하는 사람이 아니다』는 다짐까지 나왔다.

다른 지역의 역풍을 우려하면 지역감정에 노골적으로 불을 지를 수도 없고, 그렇다고 호남싹쓸이와 득표율 제고를 위해서는 마냥 이를 무시할 수만도 없는 국민회의의 고민이 결국 이같은 「모순」을 초래한 셈이다.<광양=신효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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