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메모」 어떻게 언론유출 되나” 당황/백악관,FBI에 수사의뢰빌 클린턴 미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서로 밀어주기로 정치적 거래를 했다는 워싱턴 타임스 26일자 보도(본보29일자 11면)와 관련, 백악관이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우선 클린턴 대통령이 28일 직접 나서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클린턴 대통령의 우려는 물론 「백악관 메모」가 유출된데 대한 것이다. 이어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이 법무부를 통해 미연방수사국(FBI)에 유출경위 수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FBI가 「백악관 메모」를 보도한 워싱턴 타임스까지 수사할 지는 의문이다. 이번에 폭로된 내용은 『클린턴 대통령이 옐친대통령에게 자신의 고향(아칸소주)에서 생산되는 닭고기를 많이 수입함으로써 고향의 표밭을 일궈달라』는 것이었지만 여러가지 정황을 분석하건대 그보다 더한 노골적인 「거래」를 보여주는 자료를 워싱턴타임스가 갖고 있을 지 모른다는 추측 때문이다.
워싱턴타임스가 『FBI는 그동안 모든 일을 신중히 처리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짐짓 여유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 한다.
마이크 매커리 백악관대변인도 당초 폭로 보도가 나오자 『국가 정상들간의 대화 메모를 언론사가 불법적으로 입수했다』고 폭로, 언론사를 겨냥했다가 나중에 『국무부의 관련 공무원이 불법적으로 언론사에 메모를 유출시켰다』고 화살을 돌렸다.
폭로한 언론사보다 메모를 유출한 공무원이 불법행위자임을 시사한 이 말은 앞서의 발언이 「슬기롭지 못했음」을 자인한 것이다.
백악관의 또다른 고민은 이번 사태가 백악관 내부문제를 FBI에 수사의뢰함으로써 문제를 확대시켰던 93년의 「트래블 게이트」사건 재판이 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벌써 의회에서는 FBI를 정치적인 동기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워싱턴=정병진 특파원>워싱턴=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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