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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LG/사안별 제휴/기아 TRS컨소시엄에 LG전자 참여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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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LG/사안별 제휴/기아 TRS컨소시엄에 LG전자 참여 결정

입력
1996.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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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상사는 기아 자동차 2년간 러 독점판매/「전략제휴」 부인불구 「대연합」 사전포석 분석기아그룹이 LG그룹과의 「사안별 제휴전략」을 택했다. 기아그룹은 28일 숙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국주파수공용통신(TRS) 컨소시엄의 장비제조분야에 LG전자를 참여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아는 삼성 현대 LG등 3대전자업체 가운데 삼성과 현대가 개인휴대통신(PCS)사업에 제휴키로 함에따라 자연스럽게 LG를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LG전자는 지난해 9월부터 기아의 이번 사업에 깊숙이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앞서 기아는 지난달 LG상사와 향후 2년간 「러시아지역 기아자동차 독점판매권」계약을 했다. 기아는 이 계약과 관련, 그동안 딜러망이 취약한 지역에 종합상사를 통해 자동차를 수출해왔으며 이번 계약도 그러한 관례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업계에서는 차생산업체가 직접 진출할 수도 있는 지역에 장기간 대량으로 이뤄질 자동차판매권 계약을 했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다.

두 사례에 대해 기아그룹은 「LG그룹과 그룹간 전략적제휴는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사안별로는 어느 그룹과도 제휴할 수는 있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사업들이 그동안 소문으로만 나돌던 「기아―LG 대연합」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분석까지 성급하게 나돌고 있다.

재계에서는 지난해초부터「오너」없는 기업인 기아그룹이 삼성그룹을 비롯한 거대재벌의 인수합병 기도로부터 경영권을 보호하기 위해 영위업종이 겹치지 않는 LG와 같은 다른 재벌과 연합하는 것이 유력한 방편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양그룹의 제휴를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져왔다.

실제로 삼성그룹의 기아자동차 주식 매집사건이 드러난 후 LG그룹의 계열사와 관계사들 역시 기아의 주식을 대량 취득하는등 LG가 기아의 경영권을 보호해주기 위해 「백기사」 역할에 나섰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구본무 LG그룹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기아자동차를 짝사랑한다』는 말을 하자 공식 항의서한까지 보내는 등 강력히 반발해 양그룹은 소원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기아와 LG가 표면적으로 냉랭한 관계를 유지하는 동안에도 양 그룹이 결국은 손을 잡을 것이라는 소문은 지속됐으며 TRS 컨소시엄 참여와 러시아지역 자동차 수출대행 계약을 통해 양그룹의 「우호적인 관계」가 확인된 것이다.

재계는 기아의 주장대로 경영권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핵심적인 사안에 대해서까지 LG와 제휴할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다만 양 그룹이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한 앞으로도 제휴할 분야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며 이같은 사안별제휴전략이 부정적인 면보다는 글로벌경영의 효율을 높이는등 긍정적인 측면이 많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박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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