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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옐친 재선 담합설/미 언론 「백악관 메모」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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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옐친 재선 담합설/미 언론 「백악관 메모」 공개

입력
1996.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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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테러 정상회담때 상부상조 정치적 뒷거래/「미산 닭고기 금수해제」­「러 개혁지지」 맞교환”빌 클린턴 미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상부상조의 「정치적 거래」를 한 사실이 폭로돼 워싱턴 정가에 파문이 일고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13일 이집트에서 열린 테러방지를 위한 정상들의 모임에서 옐친 대통령을 만나 『당신의 6월 재선을 도와줄테니 재선될 경우 나의 11월 재선을 도와 달라』고 부탁했으며 옐친대통령도 이에 흔쾌히 응했다는 것. 이같은 사실은 워싱턴 타임스가 당시의 「백악관 메모」를 입수, 26일 이를 공개함으로써 밝혀졌는데 마이크 매커리 백악관대변인도 이날 『비슷하게 맞는 얘기』라고 시인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옐친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에 수출되는 미국산 닭고기가 살모넬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지 모른다는 이유로 러시아가 금수조치를 내린것을 해제해줄 것을 요구했고 그로부터 일주일 후 옐친 대통령은 미국산 닭고기 수입을 허용했다. 러시아가 수입하는 미국산 닭고기의 40%는 클린턴 대통령의 출신주인 아칸소주에서 생산되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을 지난주 모스크바에 파견,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외무장관과의 회담을 통해 옐친 대통령의 개혁정책을 미국이 지지하고 있음을 밝히게 했다. 이것이 대선 레이스에서 고전하고 있는 옐친대통령의 입지를 강화시켜주었음은 두말 할 나위 없다.

옐친 대통령은 이집트회담 직후 러시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대항군 증강 방침을 철회했으며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과 관련한 클린턴 대통령의 주장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백악관 메모」는 이같은 외교적 현안이 논의되는 중간중간에 서로의 재선문제가 「근심스럽고도 심각하게」 이야기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워싱턴타임스는 또 「백악관 메모」에서 발견된 것은 아니라는 전제를 달기는 했으나 국제통화기금(IMF)이 비슷한 시기에 러시아에 102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키로 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IMF 차관중 멕시코에 제공한 178억달러 다음으로 많은 액수이고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워싱턴 타임스는 이 차관이 옐친 대통령의 신뢰도와 그의 경제정책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담보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매커리 백악관대변인은 『미연방수사국(FBI)은 언론이 어떻게 백악관의 메모를 입수하게 됐는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그같은 메모를 언론에 흘리는 것은 엄연한 불법행위』라고 관심의 초점을 돌렸다.<워싱턴=정병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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