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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일 꺾던 날/러 3인 “감격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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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일 꺾던 날/러 3인 “감격의 눈물”

입력
1996.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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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쇼베츠 감독 “나는 한국인”/알트만 GK 코치·페트로프 통역/냉정한 감독­선수들 사이 중재한국 올림픽 축구가 숙적 일본을 꺾고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선 27일 한국 팀 벤치에는 3명의 러시아인이 선수들을 부둥켜 안고 감격의 눈물을 나눴다.

사령탑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50), 골키퍼 트레이너 세멘 알트만씨(49), 통역인 네오니드 페트로프씨(27). 이들이야말로 한국의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최고의 수훈갑이라는데 선수들 간에 이견이 없다.

94년 2월 월드컵 대표팀의 기술고문으로 영입된 비쇼베츠 감독은 그해 11월 올림픽 사령탑에 올랐다. 우크라이나 태생으로 구소련 대표팀의 스트라이커 출신인 비쇼베츠 감독은 원칙주의자이다. 95년 1월 해외 원정에서 한 선수가 몰래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귀국후 대표팀에서 제외시킨 일화가 있다.

그는 자신을 따르는 선수들을 굳게 믿는다. 이라크와의 예선에서 실축했던 최용수 선수에게 대일전에서 다시 페널티킥을 맡기는 도박을 성공했다. 경기가 끝난 후 비쇼베츠 감독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나는 한국인』이라고 말했다.

그가 팀의 전력 향상을 위해 95년 데려온 알트만 골키퍼 트레이너와 통역 페트로프씨는 강인하고 냉정한 감독과 선수들 사이에서 원만한 중재자이다.

알트만 트레이너는 마음씨 좋은 시골아저씨 같아 별명이 「샘할아버지」. 그는 골키퍼의 순발력을 키우기 위해 테니스공을 쉴새 없이 던지는 이색 훈련을 시키며 한국말로 『빨리 인나(일어나)』를 수도 없이 외쳐댔다.

페트로프씨는 레닌그라드대 한국역사학과를 졸업한 인재. 대한항공 모스크바지점에서 일하다 한국에 왔다. 고려대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왔다가 알게된 국립발레단의 발레리나 유희라씨(28)와 93년 결혼,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긴다고 한다.<콸라룸푸르=유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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