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교고발 인터뷰 유출 방송도 못하고 증언자일가 참변/관련사실 부인하다 옴교간부 진술 드러나자 공개 사과일본의 민영 TV채널인 도쿄방송(TBS)이 89년 발생한 옴진리교의 사카모토 츠츠미(판본제) 변호사 일가 살해사건의 한 「원인제공자」라는 사실이 드러나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
옴진리교 피해자모임의 상담을 해주던 사카모토 변호사는 89년 10월 TBS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을 망가뜨리는 종교집단』이라고 옴진리교의 위험성을 강력히 경고했다. 그런데 이 인터뷰 사실을 알고 TBS에 찾아온 옴진리교 간부 3명에게 담당 프로듀서가 방영하지도 않은 인터뷰 테이프를 보여준 것이 「취재원 피살」이라는 엄청난 재앙을 불러 일으켰다. TBS는 게다가 당시 옴진리교 간부들의 항의를 받아들여 신문의 TV프로그램에도 나와 있던 인터뷰 방송을 취소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인터뷰 내용이 일방적 주장뿐이어서 균형보도 차원에서 취소했다』는 설과 『아사하라 쇼코(마원창황) 교주와의 단독인터뷰를 주선해 주겠다』는 거래가 있었다는 설이 엇갈리고 있다.
인터뷰 내용을 알고 난 옴진리교 간부들은 사카모토변호사의 입을 영원히 막으라는 교주 지시를 받고 인터뷰 9일 뒤 부인과 딸등 사카모토 변호사 일가를 집에서 납치해 살해, 산속에 암장했다.
다른 언론들이 이같은 의혹을 올초부터 보도하고 TBS는 최근 국회 법무위에까지 불려가 추궁당했으나 모든 사실을 강력히 부인해왔다. 그러나 25일 옴 진리교 핵심간부가 TBS와의 관계를 진술한 검찰조서가 공개되기에 이르자 이소사키 요조(기기양삼) 사장이 부랴부랴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했다.
이에 일본의 전 언론은 「일본 방송의 치욕」이라며 연일 언론의 윤리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우정성의 진상 조사가 시작됐다. 사카모토변호사의 유족들도 『살인 방조자』라고 TBS를 질타하고 있으며 국회에서는 균형보도와 공정성보다 선정·오락으로만 치닫는 일본 방송에 대한 감시와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도쿄=박영기 특파원>도쿄=박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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