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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문화재과장 유시원씨「문화유산 운현궁­풍운의 한말역사산책」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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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문화재과장 유시원씨「문화유산 운현궁­풍운의 한말역사산책」내

입력
1996.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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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의 현장 운현궁 재조명/왜곡된 대원군의 위상 정립”한말의 풍운이 서린 현장,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사저이자 고종이 12세때까지 살았던 잠저인 운현궁. 서울시 문화재과장 유시원씨(57)가 운현궁 복원작업에 참여하면서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운현궁의 역사, 대원군과 그 후손들을 조명한 「문화유산 운현궁―풍운의 한말 역사산책」을 냈다. 「왕릉」에 이어 한국문원이 발행하는 문화유산시리즈 제2권이다.

◎궁중풍속·사유화된 사연·각종 일화 재미있게 설명/사료·후손들 추적통해 여러의문점 명쾌한 규명도

『93년부터 운현궁 복원사업에 참여하면서 느낀 의문과 호기심에서 대원군의 자취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문화재전문가는 아니지만 모아 놓은 자료를 활용해 왜곡되고 폄하된 대원군의 위상을 바로잡기 위해 책으로 냈습니다』

서애 유성룡의 후손인 유씨는 운현궁 130여년의 역사를 대원군의 후손들과 연결시켜 소개하고 있다. 운현궁의 역사, 운현궁의 전성기, 시련과 몰락, 운현궁이 남긴 유산, 운현궁을 지킨 사람들등 대주제아래 31가지의 작고 귀중한 역사적 사실을 112장의 컬러사진과 함께 담고 있다.

또 12세때 궁궐로 들어간 고종이 화장실이 없는 궁궐에서 「매우틀」이라는 이동식 변기를 사용한 것, 목욕탕이 없어 함지박에서 팥으로 만든 비누로 목욕한 예등 알려지지 않은 궁중풍속도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이밖에 운현궁이 개인소유가 된 사연, 사유화에 앞장섰던 국회의원들, 폭파될 뻔한 일화, 운현궁의 여인들, 91년 서울시에 83억원에 팔리게 된 경위등 운현궁을 통해 우리 현대사를 보여주고 있다.

유씨는 고종실록, 매천야록 등 문헌과 대원군의 후손들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추적했다.

그가 처음 품었던 의문은 운현궁에 유일하게 남은 솟을대문이 밖에서 잠그게 돼 있는 점, 사랑채였던 노안당의 현판에 건물준공(1864년) 8년전에 사망한 추사 김정희의 글씨가 걸린 점, 과거시험 응시자에게 돌려주게 돼 있는 답안지가 도배지로 사용된 점등이었다. 사료 추적결과 특이한 솟을대문은 대원군을 연금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노안당현판은 추사의 글씨를 집자한 것임이 드러났다. 말년에 명성황후와의 갈등, 고종과의 알력으로 고통을 겪었던 대원군은 운명의 순간에 아들이 보고 싶어 『주상을 한 번만 봤어도 여한이 없겠다』, 『어가가 거둥하였느냐』며 애타게 찾다가 눈을 감은 것으로 밝혀졌다.

『「상가집 개」라고 불릴 만큼 행실이 나빴다는 대원군에 대한 기존 평가는 잘못된 것입니다. 헌종의 교지에 따르면 대원군은 25세때 밭 16만평과 외거노비 6가구를 하사받은 바 있고 종친들이 대원군의 모범적 행실을 본받아야 한다는 상소를 한 일도 있었습니다』

운현궁 복원사업은 93년 11월부터 32억원을 들여 진행돼왔으며 공사가 끝나는 10월께부터 공개될 예정이다.<여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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