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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갑·해운대­기장갑(4·11 하이라이트 33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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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갑·해운대­기장갑(4·11 하이라이트 33선)

입력
1996.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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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갑/중량급출동 뜨거운 열기/“경제전문가” 내세워 표몰이­서상목/후발주자로 얼굴알리기 부심­강동련/당선대위장 지명도로 상승세­홍성우/「특수무소속」논 강조 맹추격­노재봉서울 강남갑은 강남을과 함께 흔히 신정치1번지로 불린다. 주민들이 대부분 중산층이상인데다 선거때마다 중량급 후보들이 출전하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도 신한국당의 서상목 의원과 민주당의 선대위원장인 홍성우 변호사가 일찌감치 표밭갈이에 나선데 이어 보수그룹의 상징이기도 한 노재봉 전 국무총리가 무소속으로 뛰어들었고, 국민회의의 강동련 전 사우디공사와 김명년 전 지하철공사 사장이 자민련간판을 달고 출전해 서울 어느지역보다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28일 아침6시 도산공원. 녹색점퍼 차림의 신한국당 서상목 후보가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며 명함을 건넨다. 이어 그는 발길을 돌려 청담1동 상가거리로 찾아갔다. 『몸싸움이나 하는 것이 정치입니까. 저는 경제전문가입니다. 지금부터는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정치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민주당 홍성우후보도 이날 아침 일찍 현대백화점앞에서 개인연설회를 갖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었다. 『정치병이 무엇입니까. 3김정치의 행태를 보고 자라나는 세대가 무엇을 배우겠습니까』

이날 하오 갤러리아 백화점앞에서 열린 노후보의 첫 거리유세에는 3백명이상의 청중이 몰려 다른 후보들을 긴장케 했다. 『3김씨에게 선택을 강요당하지 말고 스스로 정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십시오』 노후보는 이날도 예의「특수무소속론」을 강조했다.

이곳의 유권자들은 12대총선이후 지역구 재선의원을 뽑은 적이 없다. 그만큼 지역유권자들의 특성이 까다롭고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현재까지 각종여론조사에 의하면 서후보가 25%이상의 지지로 앞서가는 가운데 노·홍후보가 5%가량의 차이로 바짝 뒤쫓고 있다. 서후보의 강점은 부인과 함께 닦은 지역기반이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국민회의 강후보는 계층과 동별로 묶은 「별동부대」를 활용해 얼굴알리기에 부심하고 있고, 호남향우회 및 학연 등을 총동원하는등 세확산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 홍후보는 중앙선대위원장으로서의 지명도와 중산층을 겨냥한 비선조직으로 상승세를 타고있다. 노후보는 하루에 1개동의 아파트를 모두 훑어내는 저인망식 유세로 세를 반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유승우 기자>

◎해운대·기장갑/여 자존심·민주 체면 대결/지역기여도 차별성 앞세워­김윤환/“거물살려야” 정치의식 호소­이기택

신한국당 김윤환 의원과 민주당 이기택 고문이 맞붙은 부산 해운대·기장갑은 두사람의 개인적 정치생명뿐아니라 「신한국당의 자존심과 민주당의 진로」 「김영삼 대통령의 체면」등이 걸린 복잡한 선거구이다. 단순히 의원 한명을 탄생시키는 곳이 아니다.

이기택고문과 김윤환 의원은 유권자들을 만날때 마다 『선거에 지면 천길 나락으로 떨어진다』며 지지를 호소한다. 이번 선거는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결정할 뿐 아니라 한국정치의 장래와 관련한 중대한 변수를 남기게 된다는 점도 서로 다른 측면에서 강조한다.

8선을 노리는 이고문은 부산에서 재기할 경우 김대통령 이후 부산·경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거듭날 수가 있다. 그러나 졌을 경우 정치은퇴를 고려해할 상황을 맞을지도 모른다. 역으로 김의원이 승리한다면 그것은 3선 이상의 의미가 있다. 거물을 이긴 프리미엄을 업고 중진 반열에 오를수 있다. 하지만 패배할 경우 부산에서 그의 정치입지는 사라진다.

부산은 신한국당의 절대적 지지기반. 만약 1석이라도 놓치면 정치적 상징성은 엄청날 것이다. 민주당은 총선 종료와 함께 치열한 당권경쟁에 돌입한다. 이고문이 패배하면 당권구도가 혼미에 빠져 당의 앞날이 불투명해진다.

결국 이번 총선은 두 의원과 당에 벼랑끝 승부를 강요하고 있다. 김대통령이 선거구 조정 이후 김의원에게 이곳에 출전하라는 특명을 내리고 수시로 전화를 걸어 선거상황을 챙기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고문의 부인 이경의씨를 둘러싼 『폭행』『자작극』 설전도 지나친 승부욕에서 빚어졌다.

28일 상오10시 반여3동 어린이집 앞. 김환의원은 주현미 혜은이등 인기연예인과 멀티비전 차량까지 동원한 개인연설회에서 『해운대 발전을 누가 시켰습니까』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고문과의 차별성을 지역기여도에서 찾고 있다. 정보업무복합단지 건설과 석대동 농수산물시장 유치등의 공약을 내건 그는 저소득층 밀집지역을 집중공략하기 위해 최근 반여2동으로 이사를 하기도 했다.

이어 상오11시 재송삼익아파트내에서 개인연설회를 가진 이고문은 먼저 『부산이 키워준 본인이 야당대표로 돌아왔다』며 『전두환군사독재가 싫어 3당합당을 거부한 것이지 YS와 사이가 나빴던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당거물을 낙선시키면 부산사람이 욕먹는다』는 논리로 유권자를 설득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곳이 여당의 전략지라 의도적으로 선거운동을 늦게 시작했으나 막바지 1주일 세몰이에 기대를 걸고 있다.

승부는 유권자의 70%에 이르는 저소득층의 선택에 달려있다.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일단 김의원이 앞서는 결과가 많지만 『YS에 대한 의리가…』『그래도 야당총재인데…』라는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유권자층도 두텁다. 그야말로 살얼음판위의 승부가 될 것이다.<손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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