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업무 종사자들 모여 정보교환·친목도모신세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경쟁의 벽을 넘어선 회사간 같은 직종근무자끼리의 모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직종동아리」를 통해 일상적인 경쟁에서 벗어나 마음깊은 곳에 공유하고 있는 직업의 애환을 서로 나누려는 것. 물론 같은 직종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만나 얘기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교환하기위한 것도 모임의 한 목적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직종동아리로는 백화점 홍보맨들의 모임인 「홍아리」가 손꼽힌다.
「홍아리」의 효시는 92년 새로나백화점 최재성 과장, 현대백화점 나현덕 대리, 미도파 김영민 대리, 롯데백화점 심경섭씨등이 업무상 친분을 바탕으로 가졌던 친목모임. 여느 직장인들과는 다른 근무환경이 이들을 자연스럽게 「동지애」로 묶은 것이다. 언론의 날카로운 비판, 소비자나 소비자단체들의 항의와 감시, 당국의 행정조치등에 항상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고 매일 조간신문 초판이 배달되는 하오8시까지는 자리를 지켜야 하는가하면 퇴근후 모처럼의 술자리에서도 언제 울릴지 모를 기자나 직장상사로부터의 호출에 한시도 긴장을 풀수 없는 것이 이들 홍보맨들의 「숙명」이다.
이렇게 시작한 모임이 현재 서울과 경인지역의 20개 백화점들이 모두 참가하는 연합동아리로 발전했다. 회원은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까지의 신세대 홍보맨. 회장은 신입회원이나 최연소자 중에서 선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실제로 1∼5대 회장이 모두 최연소자거나 처음 입회한 새내기들이었다.
회원들은 짝수달 마지막 금요일 하오7시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 모여 친목을 도모하고 정보를 교류한다. 평소에는 서로 상대백화점의 고객을 빼앗아와야 하는 철저한 라이벌이지만 이날만은 치열한 경쟁도 뒤로하고 업무로 쌓인 오해도 자연스럽게 풀어가며 직장생활의 애환을 나눈다.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등 PC통신 동호회코너에서는 이같은 신세대 직장인들의 모임을 숱하게 만날 수가 있다. 교사들의 모임인 「작은공간」, 「증권사랑동호회」 「열린도서관」등에다 법률관계자들의 모임 「법촌」, 수의사들의 모임 「수의학동호회」, 변리사들의 모임 「변리사 발명동호회」, 해부학자들의 모임 「해부학사랑」, 공중보건의 모임 「공보의동호회」, 「방송기술인동호회」등이 이곳에서 눈에 띄는 직종동아리들이다.
이같은 직종동아리 모임이 크게 늘어나는데 대해 「홍아리」회장 박찬규씨(28·뉴코아백화점 홍보실)는 『남들중에는 겉과 속이 다른 「적과의 동침」쯤으로 잘못 이해하는 경우도 많다』며 『그러나 오히려 생활이나 업무패턴, 스트레스의 강도등 워낙 많은 공통점을 갖고있기때문에 누구보다도 자연스럽게 어울릴수 있는데다 정보와 아이디어를 교환할 수 있어 실제업무에도 큰 도움이 되기때문』이라고 말했다.<윤태형 기자>윤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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