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개인연설 통행 방해·소음/한밤까지 전화공세… 현수막,신호 등 표지판 가려 큰 불편4·11 총선 후보들의 선거운동이 점차 뜨거워지면서 시민들이 선거운동 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유권자의 자발적 참여 속에 축제분위기로 치러져야 할 선거가 시민들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불편을 가중시키는 「짜증나는」 선거의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인 공해요인은 현행 선거법상 무제한 허용되고 있는 개인연설회. 아침 7시이후부터 밤 10시이전까지 허용되고 있으며 개인연설회 표시만 붙여 놓으면 장소와 횟수에 제한없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때문에 후보자들은 주택가와 시장 도로변 백화점 지하철입구 등 사람들이 모일 만한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다니며 밤늦도록 유세를 벌인다.
서울 강남을구 그랜드백화점 앞은 후보들의 단골 유세장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요충지라서 인기가 높지만 교통소통에 적지 않은 지장을 주고 있다.
지하철공사로 교통체증이 심한데다 운전자들이 유세에 한눈을 팔아 정체가 더욱 심하다는 것. 백화점 주차관리인인 박모씨(38)는 『대부분의 후보가 이곳에서 유세를 계획하고 있어 선거가 끝날때까지 교통체증을 겪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세때마다 동원되는 고성능 확성기도 문제다. 서울에서 출마한 여당의 한 후보는 27일 1㎾짜리 대형 확성기를 단 유세차량을 이용해 저녁시간에 아파트단지 입구에서 유세를 벌이다 주민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일부 후보들은 시장의 좁은 골목입구에서 유세를 벌이는 바람에 차량과 장보러 나온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유세때마다 3∼4대씩의 차량과 수십명의 운동원이 동원돼 통행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때를 가리지 않고 펼쳐대는 전화공세도 유권자들의 짜증을 돋운다. 서모씨(37·회사원)는 『밤늦은 시간에 특정 후보를 선전하는 전화를 벌써 3차례나 받았다』며 『적당히 끊으려 해도 막무가내였다』고 불평했다. 일부에선 심야에 전화로 상대후보의 선전을 늘어 놓아 유권자의 불만을 유도하는 음해성 전화공세도 벌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은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적게는 50명에서 많게는 5백여명까지 전화 자원봉사자를 동원해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전화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밖에 교통이 혼잡한 도로상에 잇따라 나붙은 현수막은 신호 등과 표지판을 가려 교통사고의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최윤필·김정곤 기자>최윤필·김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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