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국가공인 「술박사」 OB맥주 조은현 주조사(신세대와의 만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국가공인 「술박사」 OB맥주 조은현 주조사(신세대와의 만남)

입력
1996.03.28 00:00
0 0

◎내 혀끝 거친 맥주 5,000병 넘어요/“편안하고 가볍게”가 나의 술 철학『편한 마음으로 기분 좋을 정도로만 마시는 술은 해롭지 않아요』

국가공인 「술박사」인 (주)OB맥주 서울공장 생산팀 주조사 조은현씨(26·여)의 혀끝을 거친 맥주는 5,000여병은 거뜬히 넘을 것이다.

지금까지 주조사 국가시험을 통과한 「술박사」는 300여명. 그중에서도 조씨와 같은 여성주조사는 전체의 5%가 채 안된다.

주조사의 임무는 양조회사의 술제조과정의 전반을 관리하는 일. 맥아 원료 입고에서부터 숙성과정, 제품출하판정에 이르기까지 술 공정과정을 일일이 체크한다. 마치 식당에서 영양사가 맡은 임무와 비슷하다. 무엇보다도 신경쓰이는 것은 제품에서 동일한 맛이 나도록 「술맛」을 관리하는 일. 술맛감별이 조씨의 주임무는 아니지만 한모금만 마셔도 뒷맛이나 목을 넘어갈때의 느낌등으로 정확하게 맛을 판별해내는 능력은 이공장에서도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물론 조씨에 의해 「그맛」이 아니라고 판명난 술은 가차없이 출하불가판정이 내려진다.

조씨의 주량은 맥주 5병. 여자로서는 적지않은 주량이지만 자주 마시는 편은 아니다. 1주일에 1번쯤 직장동료들과의 「가볍게 한 잔」 회동에 즐겁게 참여할 정도이다. 무엇보다 조씨 「술철학」의 대전제는 편안한 분위기다. 즐거운 마음으로 각자 기분좋을 정도로 마시는 술은 대인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몸에 그다지 해로울 것도 없다.

조씨에게는 요즘 대학생들의 음주문화가 안타깝게만 느껴진다. 한 신입생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억지술권하기는 우리나라의 잘못된 음주관행의 대표적인 예. 억지로 인사불성이 될 때까지 마시는 음주행태는 몸에도 해롭고 술을 즐기는 태도도 아니다. 기분이 나쁠 때 스트레스를 푼다고 마시거나 술을 섞는 「폭탄주」도 잘못된 음주방법이다.

술전문가의 입장에서 조씨가 귀띔하는 음주요령은 다음과 같다. ▲빈 속에 마시지 말 것 ▲술의 종류는 하나로 통일할 것 ▲여러 가지 술을 마셔야 할 때는 알코올도수가 낮은 것에서 높은 것 순서로 옮아갈 것 ▲고단백, 고지방 안주를 곁들일 것 ▲과음하지 말 것 ▲해장술도 금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분좋게 마실 것」이다.<김경화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