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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정서 부추기기 유감(4·11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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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정서 부추기기 유감(4·11 눈)

입력
1996.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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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자민련총재가 27일 이번 총선에서의 본격적인 첫 유세지를 경북 구미로 택한 배경은 짐작하기 어렵지않다. 당관계자들도 「TK정서 파고들기」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향수」 「TK지역의 맹주 다툼」등의 말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다. 지연과 혈연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른바 신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말들에 다름 아니다. 자민련이 TK지역중에서도 요충인 대구를 제쳐두고 구미에서 첫 기세를 올린 또 다른 이유는 자신과 여러가지로 불편한 관계인 신한국당의 김윤환대표를 표적으로 일전불사의「비장한」 전략 때문이다.예상된 일이긴 하지만 이번 선거는 이미 3김구도의 부활과 이에 따른 지역할거주의에 휘말려 돌이킬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이 이렇듯 현장에서는 더욱 생생히 느껴진다. 본격적인 선거운동 이전에는 비교적 지역색채가 깃든 말을 자제해 온 김총재도 이날은 처음부터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김총재는 『이 곳에서 태어난 박대통령은 한강의 기적과 낙동강의 기적을 이룩하신 분』이라고 추켜세운뒤 자민련이 박대통령의 뒤를 잇고 있음을 애써 강조했다. 김총재에 이어 박철언부총재는 『YS정권은 TK사람들을 모두 감옥에 보내려 한다』면서 『이번 총선에서 뜨거운 맛을 보여주자』고 거의 노골적으로 지역정서를 자극했다. 모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기고 보자는 태도를 그대로 드러냈다. 물론 다른 당이라고 해서 별반 나을 것이 없는 점이 우리의 현실이기는 하다.

김총재가 이날 구미, 상주, 의성, 영천을 거쳐 TK의 본거지인 대구로 들어서는동안 서울 중앙당에서는 전국구 공천 후유증이 곪아 터지고 있었다.

공천탈락자가 총재에게 공개질의서를 내는가 하면 선대위 의장이 선거자체를 「보이콧」 하겠다고 협박한다는 얘기가 들리기도 했다. 지역정서를 부추겨서라도 선거에서 이기고 보자는데 내부에서부터 문제가 생긴 것이다. 자민련 입장에서는 대수롭지 않은 일일지 모르나 정작 유권자편에서 보면 매우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고태성·정치2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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