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상 멜 깁슨·남녀주연상 케이지새런든 영광27일 상오11시(한국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도로시챈들러파빌리언에서 열린 제68회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서 13세기 스코틀랜드 독립투쟁을 그린 영화 「브레이브 하트」가 작품상·감독상·촬영상·분장상·음향효과상 등 5개 부문상을 석권했다.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에서 알코올 중독자 역을 열연한 니콜라스 케이지가 남우주연상을, 「사형수의 발걸음」에서 수녀 역을 인간적으로 연기한 수전 새런든이 여우주연상을 각각 수상했다. 남우조연상은 「유주얼 서스펙트」의 케빈 스페이시, 여우조연상은 「마이티 아프로디테」의 미라 소르비노가 차지했다.
「브레이브 하트」는 1292년 스코틀랜드 농민군과 잉글랜드군 사이에 벌어졌던 스털링브리지 전투를 다룬 대작 전쟁물. 농민군을 이끄는 윌리엄 월리스(멜 깁슨 분)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 작품은 『웅장하고도 섬세하게 전쟁과 사랑의 모습을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흑인 여배우 우피 골드버그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은 전세계에 생중계됐으며 국내에서는 케이블TV 대우시네마 네트워크가 독점 중계했다. 주요부문 수상작(자)은 다음과 같다.
▲작품상=「브레이브…」 ▲감독상=멜 깁슨(브레이브…) ▲남우주연상=니콜라스 케이지(라스베이거스를…) ▲여우주연상=수전 새런든(사형수의…) ▲남우조연상=케빈 스페이시(유주얼…) ▲여우조연상=미라 소르비노(마이티…) ▲외국어영화상=「안토니아스 라인」(네덜란드) ▲촬영상=존 톨(브레이브…) ▲각본상=크리스토퍼 매커리(유주얼…) ▲각색상=엠마 톰슨(센스, 센서빌리티) ▲의상디자인상=제임스 애치슨(레스토레이션) ▲편집상=마이크 힐, 댄 핸리(아폴로13) ▲작곡상(뮤지컬 코미디부문)=앨런 매켄, 스테판 슈워츠(포카혼타스) ▲작곡상(극영화부문)=루이스 앤리카이 바카라브(일 포스티노) ▲주제가상=「Colors Of The Wind」(포카혼타스) ▲분장상=피터 프램튼 등 3명(브레이브…) ▲녹음상=릭 디오 등 4명(아폴로13) ▲시각효과상=스콧 앤더슨 등 4명(꼬마돼지 베이브) ▲음향효과상=론 벤더, 퍼 홀버그(브레이브…) ▲미술감독상=유지니오 재네티(레스토레이션) ▲명예상=척 존스(원로 애니메이션작가), 존 래스터(「토이스토리」감독) ▲단편영화상=「리버맨 인 러브」 ▲단편만화영화상=「클로스 셰이브」 ▲다큐멘터리상=「안나 프랭크를 생각하며」 ▲단편다큐멘터리상=「생존자의 추억」 ▲공로상=커크 더글러스 <로스앤젤레스=외신 종합>로스앤젤레스=외신>
◎감독상 멜 깁슨/호주출신 액션파 배우로도 유명
멜 깁슨(40)의 감독상 수상은 배우출신 감독을 선호하는 아카데미 영화제의 취향을 잘 반영한다. 호주 출신의 깁슨은 「리셀 웨폰」시리즈 등에서 인간미 넘치는 액션연기로 영화팬들의 고른 사랑을 받아온 배우. 자신이 제작과주연을 맡은 「브레이브 하트」는 93년 「얼굴 없는 남자」 이후 그가 두번째로 감독한 작품이다.
치밀한 고증을 바탕으로 석달간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에서 현지 촬영을 한 열정과 1,500여명의 단역배우를 동원한 웅장한 화면 등이 그에게 감독상을 안겨준 이유로 꼽힌다. 상을 받은 후 깁슨은 『모든 감독들에게 감사한다. 드디어 상을 탔다』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로버트 레드퍼드, 케빈 코스트너, 클린트 이스트우드등 배우출신으로 크게 성공한 선배감독들에게 거칠게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권오현 기자>권오현>
◎남우주연상 케이지/「라스베이거스…」서 연기 대변신
니콜라스 케이지(32)가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에서 맡았던 알코올 중독자 역을 보고 할리우드의 비평가들은 『술꾼의 행복한 술마시기와 고통, 허무를 가장 설득력있게 표현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런 평가를 업고 그가 1월21일 골든글로브상 최우수남우상을 받았을 때 이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은 높게 점쳐졌다.
케이지의 수상은 할리우드에서 「제2의 톰 행크스 신화」로 불린다. 85년 「버디」에서의 호연 이후 케이지는 평이한 영화에 출연했을 뿐 이렇다 할 활동이 없었다. 그러나 「라스베이거스…」에서의 연기 변신은 놀라운 것이었고 그는 이제 개성있는 연기파 배우로 이미지를 굳히게 됐다. 『영화를 사랑합니다. 앞으로 좋은 영화에 계속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바랍니다』 그의 수상소감이었다.<김성호 기자>김성호>
◎여우주연상 새런든/다섯번째 후보 도전끝에 첫영예
연기파 배우 수전 새런든(49)의 여우주연상 수상은 많은 사람이 예견한 일이었다. 다섯번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상을 받은 그는 『함께 연기한 숀 팬에게 크게 감사한다. 그리고 남편이자 감독인 팀 로빈스의 열정과 고지식함이 없었다면 이 상을 타지 못했을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새런든은 「사형수의 발걸음」에서 사형수를 돌보는 수녀 역을 열연했다. 화장기 없는 얼굴로 출연한 그는 죽음을 눈앞에 둔 절박한 인간을 쓰다듬는 역을 강인하면서도 자애롭게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런든은 그동안 「델마와 루이스」 「의뢰인」등을 통해 개성있고 자연스런 연기를 과시해 왔으며 「작은 아씨들」 「세이프 패시지」등에서는 억척스런 어머니역으로 눈길을 모았다.<이현주 기자>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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