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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응/동북아질서 「현상유지」 주력(양안긴장 이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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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응/동북아질서 「현상유지」 주력(양안긴장 이후:3)

입력
1996.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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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경제·인권·무기수출 「개입정책」은 불변/대만엔 이 총통 외유외교·분리독립 자제 종용중국의 대만을 겨냥한 무력시위는 대외적으로 「하나의 중국」을 과시하기 위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역설적으로 미국인들에게 아시아에는 중국과 대만이라는 「2개의 중국」이 현존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대만해협 남북 해역에서 잇달아 실시된 중국의 실탄훈련과 3군합동 상륙훈련은 천안문사태로 각인된 중국의 부정적 이미지와 중첩돼 미국인들의 반중 감정을 자극했다.

대만해협 긴장이 고조되던 와중에 로스앤젤레스에 대한 중국의 원폭투하 위협설까지 터지자 일부 미국인들은「황화론」을 들먹이며 흥분하기도 했다.

대미 원폭투하 위협은 중국의 일부 하급관리들이 북경(베이징)을 방문한 미국관리들에게 사석에서 한 발언으로 밝혀졌지만 94년 북한 핵위기때 북한측에서 나온 「서울 불바다」발언처럼 센세이셔널하게 받아들여졌다.

대만 총통선거가 끝남에 따라 그동안 양안간에 조성됐던 긴장의 파고는 한결 수그러들고 있다. 하지만 미국인들의 뇌리에 새겨진 중국의 이같은 이미지는 미국의 향후 대중국 정책 수립과정에서 강경론을 뒷받침하는 배경으로 한동안 남아있게 될 전망이다.

양안 긴장이후 미국의 대중국 정책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경제 인권 무기수출등 모든 분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포괄적 개입정책」의 궤도를 벗어날 수 없다는 데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동의한다.

이에 따라 미국의 우선적인 대응은 중국과 대만 양측이 상호 적대적인 제스처를 거두어 들이고 종전의 양안관계로 복귀하도록 지원하는 일이 될 것이다.

미국은 대만독립을 부추길 의사가 없다는 사실을 중국에 재확약하는 대신 중국에 대해 양안간의 불필요한 긴장조성을 자제해달라는 주문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달 19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릴 예정인 전기침(첸지천)―워런 크리스토퍼 양국 외무장관 회담이 그같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헤이그 회담에서는 대만해협 사태는 물론 ▲인권문제 ▲파키스탄에 대한 핵기술 판매문제 ▲지적재산권(IPR)침해문제 등 양국간 골치아픈 현안들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클린턴행정부는 6월 중국에 대한 최혜국(MFN)대우를 갱신해야 하는데 미국측의 관심사에 대한 중국측의 납득할만한 조치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양국관계는 또다시 암초에 부딪치게 될 게 분명하다.

미국은 대만정부에 대해서도 미중대결을 야기할 위험성이 있는 이등휘(리덩후이) 총통의 「외유 외교」와 분리독립 추진을 자제토록 종용할 것이다.

미국은 이번 중국의 대대만 무력위협앞에서 시간을 끌며 애매한 태도를 보이는 이른바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해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었다. 클린턴행정부는 『중국문제 해결에는 시간이 약』이라는 처방전에 따라 이 문제를 다루어 갈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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