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불허」 원칙속 교역염두 유화제스처 전망/대미정책은 당분간 견제·긴장구도 유지할듯중국은 양안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실시된 대만 총통선거에서 이등휘(리덩후이)총통이 압승을 거두자 일단 대만에 대해 유화책을 제시하고 나섰다.
97년 7월 1일 홍콩, 99년 12월 20일 마카오 접수에 이어 대만과의 평화통일등 중국의 통일 드라이브 정책에 맞서 「대만의 대만화」를 주장하며 유엔가입등 대만의 국제지위 향상을 모색해 온 이총통이 중국에는 「눈엣 가시」같은 존재임에 틀림없다.
중국은 그러나 이총통의 선거 승리를 막기 위해 무력위협을 가했는데도 대만 주민들이 이총통에게 과반수의 압도적 지지를 보낸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중국이 24일 심국방(선궈팡) 외교부대변인을 통해 중국과 대만 지도자들간 정상회담을 갖자고 제의하며 화해 제스처를 보인 것이 이를 말해준다.
물론 중국은 이총통의 실재를 인정한다고 해도 대만의 독립은 절대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특히 이를 빌미로 외세가 개입하는 것은 묵과하지 않겠다는 원칙에 전혀 변함이 없다.
이같은 「원칙」과 「현실」을 감안할 때 중국은 향후 대대만 정책에 있어 군사적 충돌을 피하는 정치적 유화책을 쓰겠지만 사안별로는 강경 입장을 보이는 등 양면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또 대만이 중국의 원칙에 반할 경우 무력사용을 결코 배제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고히 하면서 미국에 대해서도 외교공세를 통해 대만 독립을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수교이래 최악의 관계가 계속되고 있는 미국과는 정치·군사적으로 견제와 긴장 구도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은 미국이 첨단 무기 판매를 통해 경제적 실리를 챙기는 한편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의「패권」을 노리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 양국간 긴장은 수시로 고조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러나 중국으로서는 이같은 국면이 지속될 경우 경제적으로 이득이 될 수 없다는 점도 함께 고려할 것이므로 원칙이 훼손되지않는 한 긴장완화 노력을 마냥 도외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만 총통선거 이후 또 한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 내부사정이다.
앞으로 이총통의 대륙을 향한 목소리에 무게가 실릴 게 분명한만큼 중국 지도부가 이를 적절히 차단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문제로 등장한 것이다. 선거전에서 이총통이 이미 주장했듯이 중국은 앞으로 대만의 정치민주화 바람이 대륙에 상륙하는데 위기감을 느낄 것이며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도 있어 당정군의 정치학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북경=송대수 특파원>북경=송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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