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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노씨 신문없어 다소 차분/3차공판 법정 안팎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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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노씨 신문없어 다소 차분/3차공판 법정 안팎 표정

입력
1996.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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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 아들들 방청안해… 재야단체 입정 마찰도/“12·12는 쿠데타” 육사8기 회고록 검찰자료로25일 열린 12·12 및 5·18 사건 3차공판은 이미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등 주요 피고인들에 대한 검찰 직접신문이 마무리되는 바람에 1, 2차공판때보다는 다소 긴장감이 떨어지는 분위기였으나 법정 안팎에서 재야단체 회원들의 산발적인 시위와 내외신 기자들의 취재가 계속되는 등 국민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았다.

○…이날도 검찰과 변호인단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히 설전을 벌이는 등 공판분위기를 잡기 위한 공방이 뜨거웠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회피성 답변으로 일관한다』고 자주 지적했으며, 『검찰조사 때 한 말과 이렇게 다를 수 있느냐』며 신문조서를 직접 읽기도 했다. 또 변호인단은 『검찰이 신문범위를 넘어서 피고인들은 윽박지르고 있다』고 반발했다.

한편 이날 노씨의 아들 재헌씨는 법정에 나와 재판을 지켜봤으나, 전씨의 세아들은 나오지 않았다. 전씨 아들과 법정에서 몸싸움을 했던 고 강경대군의 아버지 강민조씨도 이날은 눈에 띄지 않았다.

○…맨먼저 신문을 받은 차규헌피고인은 『모른다』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등의 무성의한 진술로 일관했다. 차피고인은 검찰이 『하나회를 아느냐』고 묻자 『하나회에 대해서는 모르고 다만 전피고인등과는 친하게 지냈다』고 말했다. 차씨 신문과정에서는 같은 육사8기생인 이재전씨가 쓴 「노병들의 증언」에서 12·12가 『 하극상 성격을 띤 쿠데타』로 규정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번의 구속경험이 있는 장세동피고인은 신문하는 검사를 정면으로 쳐다보며 가끔 빈정거리는 투로 답변하다 재판장에게서『답변은 재판장을 향해서 하라』는 주의를 받았다. 장피고인은 검사가 질문하면 한동안 뜸을 들인 뒤 대답하는 등 김을 빼는 가 하면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은 장황하게 설명하는 노련함을 보였다.

박준병피고인은 자신이 지휘한 20사단 병력이 서울진입 길목을 차단하는 등 육본측 병력동원을 막지 않았느냐는 검찰 신문에 『소규모 병력으로 육본측 부대 출동을 저지하려 했다는 주장은 견강부회』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박피고인은 또 『검사들이 조사를 하느라 늘 밤 12시가 넘어서 퇴근하는 것이 미안해 시간을 갖고 충분히 조서를 검토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피고인은 검찰신문 초반에 「전두환피고인」이라고 부르다 나중에는 「전두환」이라는 이름을 생략한 채 『보안사령관께서』 『합수부장이』등으로 부르는 등 전씨를 깍듯이 예우했다.

○…공판 시작 한시간전인 상오 9시께 광주민중항쟁동지회 소속 회원 5∼6명이 노란색 페인트로 「5·18 학살자 처단」이라는 쓴 감색 점퍼상의를 입고 417호 법정에 들어갔다. 이들은 검색대를 통과하다 법원 검색직원들이 점퍼를 강제로 벗기자 『왜 남의 옷을 함부로 벗기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날 공판을 지켜 본 일반인 방청객 가운데에는 82년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 주동자였던 김현장씨(46)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또 백담사 시절 전씨를 지켜봤던 성능스님은 이날도 모습을 나타냈다.<박희정·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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