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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 전문가두고 검은돈은닉/집방문 각계인사 선물상자에 거액넣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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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 전문가두고 검은돈은닉/집방문 각계인사 선물상자에 거액넣기도

입력
1996.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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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녀 48억원 조성 경위못대/가족들과 호화생활·위세과시장학로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47)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엄청난 축재액수와 함께 장씨의 「수금」행태와 이 돈들을 은닉하고 관리해온 수법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장씨의 축재행각은 92년말께부터 시작됐다. 장씨의 동거녀 김미자씨가 거래하는 제일은행 목동4단지출장소 예금계좌에는 대선이 끝난 직후인 92년 12월30일부터 1천만원이 넘는 뭉칫돈이 입금되기 시작, 매주 2천2백만원꼴로 6개월동안 32차례 7억3천여만원이 들어갔다. 검찰은 동거녀 김씨등이 형제명의 재산 48억여원 대부분에 대해 별다른 근거를 대지 못하고 있어 거의 모두 장씨가 챙긴 돈으로 추정,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장씨의 축재비리를 처음 폭로한 백혜숙씨(38)는 검찰에서 『장씨의 아파트에 기업인을 포함한 각계인사들이 줄을 이어 찾아와 갈비, 전자제품, 인삼등 선물상자밑에 수천만원부터 억대의 돈을 두고갔다』고 진술했다. 백씨에 따르면 금융실명제 실시전에는 수표로, 실시이후에는 현금뭉치로 전달했다는 것. 검찰은 장씨가 이밖에도 호텔 커피숍, 음식점, 심지어 길거리에서도 돈을 받는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떡값」명목으로 돈을 챙겼다고 밝혔다.

검찰은 장씨가 『대부분 아는 사람들이 조건없이 주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수사결과 상당부분이 청탁·알선등 대가성인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장씨에게 돈을 준 것으로 드러난 기업은 이미 10여곳. 장씨가 돈을 받고 관련 정부기관과 금융기관등에 압력을 행사하고 특혜를 받아낸 흔적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중소건설업체가 강원 고성군의 세계잼보리대회장 36만평 부지에 1천2백억원대의 대규모 레저타운 건립승인을 받아내는 과정에서 관계당국의 까다로운 각종 규제를 일괄 해제받았던 사례 ▲부도위기에 몰린 효산종합개발이 은행으로부터 일시에 75억원이라는 거액을 대출받은 사례등이 장씨가 개입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있다.

장씨는 이같이 챙긴 돈을 타인명의로 부동산을 구입하고 보험등 금융자산으로 전환하는등 전형적인 검은돈 은닉수법을 사용했다. 장씨는 법적으로 타인인 동거녀의 형제들을 통해 금융자산과 부동산등을 관리해왔는데, 각각 전문가 수준의 「관리인」을 둔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관리하는 과정에서 동거녀 가족들은 장씨를 내세워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씨의 오빠에게 양평땅을 판 전소유주는 『땅을 넘겨주는 과정에서 관청의 부당한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또 엄청나게 거둬 들인 돈으로 가족들과 함께 「졸부」와 같은 사치행각을 벌이며 위세를 자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백씨는 『동거녀 김씨는 천만원대 모피를 입고다니고 장씨도 특급호텔에서 가족들과 식사하는 일이 잦았다』고 전했다.<정진황·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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