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용” 탈피 응씨배·후지쓰배 등 국제기전 석권 야망/올들어서 조치훈·마샤오춘 등 일·중 1인자 연파 “호조”이창호가 올해는 세계대회 전관왕을 노린다. 이7단은 지난 22일 열린 제7기 동양증권배 시상식에서 『앞으로 국제기전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혀 4월부터 잇달아 열리는 응씨배 후지쓰배 등 국제대회를 석권하려는 야망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7단은 3∼4년전까지만 해도 외국기사들에게 자주 패배, 「국내용」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최근에는 계속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이번 동양증권배에서도 준결승전과 결승전에서 조치훈9단과 마샤오춘9단 등 일본과 중국의 명실상부한 1인자들을 당당히 격파했다.
국제대회전적은 88년6월 속기전인 제1회 IBM대회에 출전, 처음 국제무대에 선을 보인 이후 올해의 제7기 동양증권배 결승 5번기에 이르기까지 총 92전62승30패로 승률 67.4%. 88년에는 1승1패, 89년 4승2패에 이어 91년 5승6패로 최악의 상태를 보이기도 했지만 지난해 15승3패로 83.3%라는 높은 승률을 올렸고 올해 들어서도 8승2패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 주요기사들과의 전적도 눈부시다.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 마샤오춘9단에 7승3패, 조치훈9단에 6승1패, 다케미야 마사키9단에 4승1패, 류샤오광9단에 3승으로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천적인 요다 노리모토9단에게 1승5패로 크게 뒤져 있으며 고바야시 고이치9단에게도 2패로 아직 판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요다9단과의 대국은 이창호의 기량이 무르익기 전의 일이어서 큰 의미가 없으며 고바야시 고이치9단과도 그가 워낙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아 만회할 기회가 없을뿐이다. 이7단도 동양증권배 시상식때 가진 인터뷰에서 다시 한번 꼭 대국하고 싶은 상대로 고바야시9단을 꼽기도 했다.
올해 이7단의 세계제패가 이루어진다면 이7단은 바둑사상 최초로 한해 상금수입 10억원 돌파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3억원을 벌었고 올들어 이미 1억원을 돌파한 이7단은 올해 15개의 국내기전과 4개 국제기전을 싹쓸이할 경우 상금만 9억5,800만원(국내 2억2,800만원 국제 7억3,000만원)으로 대국료까지 합치면 10억원을 훨씬 초과한다.
지금까지 국내기사중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기사는 조훈현9단. 94년 제5기 동양증권배(1억원) 제7기 후지쓰배(1억6,000만원) 우승등 국내외 대국에서 모두 4억3,200만원을 벌어 들였다. 그밖에 서봉수9단이 93년 제2기 응씨배 우승으로 3억3,000만원, 이7단은 95년 3억1,000만원으로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박영철 기자>박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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