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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몽 아롱 저 「산업사회의 미래」(우리시대의 신고전: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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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몽 아롱 저 「산업사회의 미래」(우리시대의 신고전:25)

입력
1996.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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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등 동시실현 불가능 진단 불구/합리성에 바탕둔 「자본주의 승리」 제시20세기를 대표하는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정치평론가였던 레이몽 아롱(1905∼1983년)은 마르크시즘의 지적 대변자였던 사르트르가 이끌던 프랑스 좌파지성에 맞서 우파지성을 이끈 사상가이다. 그의 「산업사회의 미래」는 「산업사회에 관한 열여덟 강의」가 원제로 1955∼56년 소르본대학에서의 강의노트를 바탕으로 쓰여졌다.

아롱은 대니얼 벨이 미국에서 「이데올로기의 종언」을 강의하던 시기에 사회주의적 전통이 가장 강했던 프랑스의 심장부에서 소비에트경제체제의 종언을 진단했다. 두 저서는 우연히 62년에 동시 출간됐다.

50년대의 대표적 경제서인 로스토의 「경제발전의 제단계」가 「마르크시즘에 대한 반론」이라는 부제를 충족시키지 못하자 아롱은 산업사회에 대한 「사회학적 진단」을 출발시킨다. 저서를 일관하는 아롱의 질문은 민주와 평등의 동시적 실현은 불가능하다는 토크빌의 비관론적 진단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산업사회의 성장유형은 민주와 평등의 상대적 함량을 조정하려는 결과로 나타난 현상이다. 그래서 생산수단의 소유형태와 그것의 조정방식이라는 문제가 대두된다. 전자는 사유와 국유화, 후자는 시장경제와 계획경제간의 대립을 지칭하는데 사유와 시장경제의 결합은 평등을, 국유화와 계획경제의 결합은 민주를 희생시켰다는 점에서 어느 일방의 우월성을 주장할 수는 없다. 아롱은 결국 민주·평등을 동시실현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생산력의 발전이 자본주의의 기반을 침식한다는 마르크스의 견해와 달리 근대문명을 이끌어온 정신의 요체인 합리성이 자본주의 내부의 독소를 꾸준히 정화한다는 사실을 들며 비교적 낙관적인 해석을 내린다.

1905년 프랑스 파리의 유대인가정에서 출생한 레이몽 아롱은 파리 고등사범학교, 파리대를 졸업했다. 1940년 전쟁중엔 드골임시정부의 대변지 「자유프랑스」지 편집주간을 맡았으며 47년이후 소르본대 사회학교수, 르 피가로지 칼럼니스트로 활약했다. 저서로 「자유의 논리」「지식인의 아편」「사회사상의 흐름」「역사철학입문」「마르크스주의와 실존주의자들」등이 있다.<여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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