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매입수뢰시기 불일치/「떡값」만으로 거액 모을수 있나/동거녀일가 얼마 유입 됐을까검찰은 장학로 전 청와대제1부속실장을 구속하는데 성공했지만 장씨의 축재비리 의혹은 오히려 더 부풀려지고 있다.
검찰이 밝힌 장씨의 알선수재액 1억4천만원은 애초 국민회의측이 제시한 37억원의 축재의혹과는 거리가 먼 별도의 개인비리이다. 국민회의측이 제시한 축재비리는 대부분 93년에 몰려 있지만 영장에서 드러난 장씨의 수뢰시기는 94년 4월 이후에 집중돼 있다.
장씨는 지난해 9월 원우아스콘으로부터 1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장씨의 축재행각이 최근까지 이어진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번 수사가 의혹이 제기된 37억원대 재산에 대한 「해명성 수사」로는 부족하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앞으로 검찰이 밝혀야 할 핵심 과제는 ▲김미자씨 일가소유 재산의 실체 ▲장씨의 실제 축재규모 ▲장씨가 받은 돈의 성격과 자금조성 경위 등이다.
검찰은 장씨와 동거녀 김미자씨 일가를 전원 조사했지만 장씨의 돈이 김씨등의 재산에 유입됐는지 여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유보하고 있다. 검찰은 김씨의 형제들로부터 8억원대 이상의 장씨 돈을 받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는 있지만 공식적으로 이를 공개하지 않는 등 석연찮은 인상을 주고 있다. 장씨는 일부 수뢰혐의를 시인했지만 『김씨가족의 재산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며 여전히 자금유입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또 동거녀 김씨도 『이전에 동거했던 일본인에게서 받은 2억엔(16억원상당)을 장롱속에 보관해 뒀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국세청을 통해 확보한 김씨등의 과세자료를 조사한 결과 이들이 몇달 사이에 수억원의 거액을 동원할 재력이 없는 것으로 결론내린 상태다.
검찰수사과정에서는 장씨의 축재 비리및 은닉재산에 대한 새로운 의혹들도 속속 제기되고 있다. 한 중소건설업체가 관계당국으로부터 설악산 종합레저시설 사업승인을 받는데 장씨가 압력을 넣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중이다. 또 6억7천만원이 입금된 동거녀 김씨의 계좌가 추가로 발견됐다. 경기양평 일대에 국민회의측이 폭로한 것 외에 김씨 일가 소유의 다른 부동산이 더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검찰은 보강 수사 결과 대통령의 핵심측근이 이권청탁과 인사청탁 등을 통해 축재를 한 사실이 속속 드러날 경우 공개 수위를 놓고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검찰은 아직까지 장씨가 인사청탁이나 구체적인 이권개입을 한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장씨가 거액의 재산을 「떡값」으로만 형성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게 시중의 여론이다. 『검찰이 손에 쥔 모든 것을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 나오고 있음을 검찰은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있다.<이태희 기자>이태희>
◎검찰 표정/“핵심을 비껴간 축소수사” 비판일자 곤혹/받은돈 거의 소액돈세탁 “추적에 어려움”
장학로 전청와대 제1부속실장 축재비리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 수사팀은 휴일인 24일에도 전원이 출근, 보강수사를 하느라 분주했다. 수사팀은 48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장씨의 일부 비리를 확인, 사법처리했다고 자위하면서도 『핵심을 비켜간 축소수사』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황성진 부장검사는 이날 출근 후 『오늘은 그동안 조사자료들을 정리할 예정이기 때문에 더이상 나올 것이 없다』며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장씨를 불러 조사를 하는 것 외에 추가 소환자는 없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하오1시께 회의를 갖고 그동안의 조사 결과를 분석하고 앞으로 수사 방향에 대해 숙의했다. 수사팀은 장씨가 재산은닉 사실을 대부분 부인하는데다 동거녀 김미자씨 남매들도 명확한 진술을 하지 않아 후속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장씨가 기업체들로부터 받은 돈의 대부분이 수백만원대씩인데다 돈세탁을 거친 것이 분명해 계좌추적을 통해 재산은닉혐의를 확인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했다.
○…검찰은 장씨 구속 사유가 부정축재후 김씨의 부동산에 은닉했다는 당초 의혹과는 동떨어진 개인비리라는 점에서 핵심을 비켜나간 수사라는 비판이 일자 앞으로의 수사를 지켜봐달라고 강조했다.
이종찬 3차장은 『장씨비리에 대해 추호도 숨기거나 축소할 의도가 없다』며 『일단 장씨의 신병을 확보한 뒤 계좌 추적등을 통해 광범위한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이 장씨의 동거녀 김씨와 그 형제들 및 국민회의측에 장씨 부정축재의혹을 제보한 백혜숙씨를 조사후 곧바로 집으로 돌려보낸데 대해 해석이 분분하다. 검찰주변에서는 『특히 제보자인 백씨를 조사한지 24시간도 안돼 돌려보냈을 때는 무엇인가 확실한 진술을 확보했을 것』이라고 분석.
그러나 수사팀은 『피의자도 아닌 참고인들을 오래 붙잡아 놓을 수는 없다』며 『언론에 공개된 것 외에는 새로운 사실이 없어 일단 귀가시켰으나 언제라도 재소환할 것』이라고 말했다.<송용회 기자>송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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