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수신경쟁따른 조달비용 “덤터기”/한결같이 최고이자 적용·일제 담합인상/“신용도 따른 차등화” 허울뿐 중기도 피해최근 은행에 대출받으러가면 「사람에 따라」 연 12.5%와 연 14.5%의 두 가지 이자율로 돈을 빌리게된다. 은행에 「안면」이 없고 거래실적이 많지 않은 가계자금 대출자는 14.5%(신탁계정대출)로, 은행 출입이 잦은 기업등은 12.5%(은행계정대출)로 대출을 받는다. 대출기간이 1년이상이면 가산금리가 붙어 이자율은 각각 14.5%, 16.5%로 불어난다.
영문을 모르는 가계자금 대출자는 은행돈을 빌리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하고 「주면 주는대로」 받아야한다. 그나마 보험회사나 신용금고의 대출금리보다는 1∼2%포인트가량 싸기 때문이다. 은행의 「이중금리구조」에서 가계대출자만 봉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부 은행들은 이번주부터 12.5%였던 은행계정 대출금리마저 13%로 올려 반발을 사고 있다. 은행거래자들은 『시중에 자금이 남아돈다는데 은행금리가 떨어지기는 커녕 도리어 오르고 있다』고 불평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에대해 적당한 변명을 하지못하고 있다.
은행들간의 무리한 수신경쟁으로 자금 조달비용이 올라가자 이를 가계나 중소기업들에 전가시키고 있는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최근 연·기금등으로부터 건당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신탁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운용수익까지 포기하는 무리한 경쟁을 하고 있다. 수익이 없더라도 일단 돈을 유치해 외형을 키워놓고 보자는 것이다. 이때문에 은행 수신고중 신탁수신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신탁비중이 높아질 수록 은행 수익성은 악화되고 이를 벌충하기 위해 가계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은 이에대해 『신용도가 좋은 거래자에 대해서는 9%까지 낮은 금리를 적용할 것이며 13.0%의 최고금리는 신용도가 극히 나쁜 거래자에게만 적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금융전문가들은 『그동안 가계자금 대출자들에게는 대부분 최고금리를 적용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한다. 또한 대부분 은행들이 일제히 담합해 인상하기 때문에 가계대출자가 금리조건을 선택할 방법도 없다.
가계대출자 뿐만아니라 중소기업들도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금리 왜곡의 근본원인인 신탁수신 경쟁이 그치지않는한 은행들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것이고 이에따라 신용도에 관계없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이자도 올라갈게 확실하기 때문이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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