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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받은 저질비방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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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받은 저질비방전(사설)

입력
1996.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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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가 임박하면서 각 정당이나 후보들간에 감정대립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 선거는 모름지기 민주축제여야 하고 신사적인 페어플레이라야 한다는 원칙론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져 간다. 구태의연한 선거풍토가 또 다시 재현되고 있는 것같아 걱정이다.특히 선거전을 진흙탕싸움으로 만들고 있는 장본인들이 바로 각당 선거대책위의 대변인과 부대변인들이라는 사실은 국민을 더욱 실망시키고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구태의 정치를 타파하고 새로운 정치개혁에 앞장서겠다고 뛰어든 참신한 신인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정치 신인들의 입에서 구태를 뺨칠만한 저질 비방 성명이 거침없이 연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것은 개탄할 일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들의 성명이나 논평중에서 저질성 비방이나 인신공격의 원색적 표현 사례 50건을 적발, 발표하면서 각당에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아울러 선관위는 「지적된 대부분의 용어가 선거법상 상호 비방금지조항에 위배된다」고 경고했다. 돈갈퀴, 흡혈귀, 장물아비, 이리떼, 돼지수령, 노인성치매, 발악적 충성등등 차마 상식인으로서는 입에 담기 어려운 비속어들이 동원되고 있다.

각정당을 대변하는 입들이 너무 거칠다는 비판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우리도 여러 차례 대변인들의 입세탁과 정치용어의 순화를 강조한바 있다. 어른들의 이런 추태를 보고 자녀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사람을 사정없이 비하하는 저질 사례는 개인대 개인 사이의 싸움에서도 좀처럼 보기 어려운 것들이다. 하물며 공당의 대변인 입을 통해 대국민용으로 버젓이 발표되고 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건 정말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 이처럼 국민을 무시하는 저질의 성명이나 논평을 부끄럼도 없이 마구 뱉어내는 정당이나 대변인들이 어느 당이고 누구인지 유권자들은 똑똑히 봐두어야 한다. 나중 투표때 참고로 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상대당을 헐뜯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은 비단 성명뿐 아니다. 어떤 정당의 신문광고는 상대당을 「빨갱이집단」으로 매도하는등 명백히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선관위의 지적과 경고를 받기도 했다. 중앙당사에 나붙은 대형 걸개 포스터 역시 서로 상대당을 헐뜯고 비방하는 내용이어서 정가의 화제가 된지 오래다.

중앙당차원의 이런 비방전은 곧장 26일 이후부터 시작될 각 지역구의 본격선거전에 그대로 투영될 것같아 염려된다. 지역구의 후보들 역시 과잉경쟁의식으로 감정이 격앙되면 지금까지 중앙당이 시범처럼 보여온 저질쇼를 당연한 양 본뜰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선거의 과열 혼탁을 막기 위해서는 중앙당과 각후보들이 대오각성해서 이성과 냉정을 찾아야 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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