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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 비리 사실이라니(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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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 비리 사실이라니(사설)

입력
1996.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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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로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축재비리혐의에 대해 그래도 설마했던 국민들은 검찰의 수사결과 우선 부분적으로나마 사실임이 드러나자 충격과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의 불법과 부도덕한 행위는 문민정부의 개혁과업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며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와 여당에 큰 타격을 주고 말았다. 김영삼 대통령이 부패척결방침과 관련, 또다시 엄중처리를 강조한 것은 당연하지만 장씨의 구속으로 이번 문제가 일단락될 수는 없다. 축재비리혐의의 모든 진상이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그런데 여기서 국민들이 의구심을 갖는 것은 장씨 구속영장청구서에 담은 검찰의 수사결과다. 우선 그가 3개업체로부터 대출알선청탁 등으로 1억4천만원을 받았다는 대목이다. 이같은 액수는 당초 국민회의가 축재·은닉했다고 폭로한 37여억원과 크게 차이가 난다. 또 동거녀 남동생의 전처가 『장씨는 청와대에 들어간 초기에는 매일 수천만원씩 가져왔고 동거녀 형제들에게 돈세탁을 시켰으며 나도 1억원을 세탁했다』고 한 진술과도 너무나 다르다.

검찰은 일정한 직업이 없다는 동거녀형제들 부동산의 자금출처와 관련, 장씨돈 10억원 상당이 유입된 것이 확인됐다고 했으나 그래도 여전히 아리송하다. 또 장씨가 최근까지 기업인들로부터 수백만원씩을 받은 것이 상당한 액수라 하면서도 이를 인사치레의 떡값으로 처벌대상서 제외한 것 역시 석연치않다.

어쨌든 장씨가 청와대에 재직하면서 거액의 부정축재를 한 것은 사실로 드러났다. 그야말로 김대통령은 칼국수를 먹으며 부정부패척결을 통한 개혁과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사이에 오랜 가신이자 측근인 장씨는 비리에 손을 댐으로써 반개혁의 길을 간 것이다.

국민들은 「등잔밑이 어둡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그같은 일을 측근에서 저지를 수가 있을까 하는데 깊은 회의를 느끼고 있다. 좁게는 개인의 실수로 돌릴 수도 있지만 대통령을 보좌하는 요직이라는 점에서 청와대의 권위와 명예에 상처를 낸 셈이다.

따라서 검찰은 대통령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부정에 대한 엄벌을 천명한 이상 적당히 마무리해서는 안된다. 핵심은 축재한 돈의 총규모와 출처다. 장씨가 언제 누구에게서 어떤 명목으로 돈을 받았고 그같은 자금이 얼마나 되며 이를 어디에 사용, 은닉했는가를 정확하게 규명해야 한다. 의혹이 제기된 재산의 자금출처도 모조리 밝혀내야 한다. 한마디로 적당한 수준의 수사는 안된다는 것이다. 국민은 검찰의 의지를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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