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무대 우뚝선 당당한 「신인」/미대출신… 컬렉션에 미술감각 물씬/올 봄 20대감각 브랜드 「영주김」 내놔디자이너 김영주씨(45)는 언제나 젊은 신인의 기분으로 산다. 올봄으로 3번째 참가한 이탈리아 밀라노컬렉션에서는 실제로 「신인디자이너」라고 불린다.
그는 폐쇄적이기로 유명한 밀라노 컬렉션에 참가한 유일한 동양인 디자이너다. 이달초 열린 컬렉션에서 「디자이너 선택이 까다롭다」는 세계적인 모델 클라우디아 시퍼가 그의 옷을 입고 무대에 섰다. 그만큼 인정받고 있다. 현지의 한 패션 평론가는 그의 작품세계를 가리켜 『이탈리아의 보수와 미국의 실용, 그리고 동양의 정숙이 만났다』고 호평했다.
김씨는 여느 디자이너와 달리 독특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서울미대 서양화과를 나온 그는 85년 남편을 통해 알게 된 디자이너 하용수씨와 함께 「파라오」를 차릴 때까지만 해도 「그저 옷입는 것을 좋아하는 멋쟁이일 뿐」이었다.
그러나 1년반만에 대표 디자이너였던 하용수씨가 독립해 나가자 『기왕 연 가게 문 닫기 싫다』는 오기로 본격적인 디자인 수업에 나섰다. 그로부터 꼭 10년째인 지금, 그는 자신도 생각하지 못할만큼 성공한 디자이너가 됐다.
그의 옷들은 단순하고 실용적이면서 부드럽고 여성적이다. 곡선을 주로 쓰지만 악센트는 절제되어 있다. 그는 이것을 『추상화에서 이질적인 요소들을 동시에 표현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그의 이런 미술적 성향은 30여분의 컬렉션을 꾸밀 때도 그대로 드러난다. 옷은 물론이고 모델 음악 조명 등 각각의 요소를 한데 모아 또하나의 예술을 만든다. 깔끔하고 꼼꼼한 성격이라 하나라도 마음에 차지 않거나 완성도가 떨어지면 처음부터 다시한다.
그의 마지막 꿈은 뉴욕같은 대도시에 매장을 내는 것이다. 그때까지는 해야할 일이 많다. 1년에 두번 컬렉션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과 올봄 새로 선보인 20대 감각의 브랜드 「영주김」이 자리를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주김」은 밀라노에서 날로 젊어지는 세계 패션 흐름을 접한후 만들었다. 덕분에 그는 이전보다 힘은 더 들지만 훨씬 젊은 기분으로 산다.<김지영 기자>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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