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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관계·여론통합 “난제”/대만 첫 직선총통 당선 이등휘의 앞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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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관계·여론통합 “난제”/대만 첫 직선총통 당선 이등휘의 앞날

입력
1996.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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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자극 자제 대화추구 전망/외화유출 등 경제치유도 시급이등휘(리덩후이) 현총통이 50%이상의 압도적 지지로 대만의 첫 직선총통에 당선됐다. 이총통의 낙승은 중국이 군사훈련으로 대만해협의 긴장을 고조시키며 자신에 대한 거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상황에서 거둔 것이어서 중국에 대한 승리라는 의미도 지닌다. 때문에 이 선거결과는 앞으로 이총통의 대중국 입지를 강화시켜 주는 「정치적 자산」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제 9대 총통으로서 앞으로 4년간 대만을 다시 이끌고 나가게 될 이총통은 이제 ▲양안긴장 완화 ▲경제후유증 치유 ▲선거 과정에서 분열된 국민통합등 3대 과제 해결에 비교적 가뿐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양안관계의 회복과 관련해서는 이미 총선전부터 개선 조짐이 보였다. 중국의 심국방(선궈팡) 외교부대변인은 21일 대만의 새 총통이 국가를 분열시키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그가 누구라도 상관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했다. 선거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나온 이 발언은 이총통의 당선을 불가피한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이총통도 중국을 자극하는 일련의 행동을 자제할 것을 사전 촉구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신호에 대해 대만정부도 적극적인 호응을 보였다. 장경육(장징위)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 주임은 22일 양안관계의 회복을 위해서는 쌍방이 상호존중해야 하며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론적인 발언이지만 대화 용의가 있음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돤다.

이같은 사태전개는 대화재개를 위한 중국의 분위기 조성에 대만이 순발력있게 호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50% 이상 지지를 얻은 압승에 고무되어 이총통이 중국에 대해 강경자세를 취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중국의 파상적 군사훈련이 정치·외교적으로 역효과를 낸데 반해 경제적으로는 기도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만큼 이총통이 중국에 대해 강경자세를 취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중국의 군사훈련이 진행된 3월 상반기동안 수출은 전년대비 10% 감소했으며 외환도 50억달러가 빠져 나갔다. 대만 역사상 단기간내에 이처럼 많은 외화가 빠져나간 적은 없었다. 이에 따른 후유증들이 올 하반기부터 서서히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어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양안관계 회복을 위한 이총통의 구체적 행동과 관련해 주목할 것은 대만 관변 민간단체가 신임총통을 상대로 양안관계가 회복될 때까지 고위관리의 미국방문 시도 및 유엔가입 추진등 중국을 자극할 행동을 자제해달라고 청원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이총통이 첫 민선총통이라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당분간 중국을 자극하는 행동을 자제하면서 양안간 대화분위기 조성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것이라는 시사로 해석될 수 있다.<대북=유동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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