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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에 이공계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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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에 이공계 “돌풍”

입력
1996.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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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력 정확” 증권사마다 앞다퉈 스카우트/현재 100여명 활약… 신상품개발부서서 특히 각광「주가를 분석하는 물리학도」「증권사 기업분석부의 전자공학도」.

증권사에 이공계 전공자들의 취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증권사마다 앞다퉈 물리학 수학박사들을 스카우트하고 있으며 이공계 전문인력만을 따로 뽑는 증권사까지 나오고 있다. 투자공학팀등 증권사의 일부 부서명칭에는 공학이란 말이 보편화하는 추세다. 증권사 전산실등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이공계 인력들이 최근들어 신상품 개발팀이나 기업분석팀 조사팀등 증권사의 핵심부서에 폭넓게 포진함으로써 증권업계에 이공계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현재 증권사의 조사 분석 신상품개발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이공계 증권맨은 100여명에 달한다. 동서증권과 LG증권이 수학과 물리학 기계공학등을 전공한 이공계인력 10여명을 금융공학팀과 경제조사 선물옵션팀등에 배치했고 동양증권은 선물부등 특수부서에 8명의 이공계 인력을 확보해놓고 있다. 대우와 대신 쌍용등도 조사실과 연구소등에 7∼8명의 이공계인력을 배치했고 선경증권은 현재 이공계 전공자만을 대상으로 이력서를 받고 있다. 각사의 경쟁적인 영입추세로 미뤄 증권사는 이공계인력들의 새 일터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수학이나 물리학 기계공학등을 전공한 인력이 최근 증권사의 영입대상으로 부상한 것은 활발한 신상품 개발과 기업에 대한 정확한 분석의 필요성 때문이다. 선경증권 박도근 사장은 『미래주도산업인 정보통신 생명공학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선물 옵션등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증권영업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이공계인력들을 채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LG증권 성원규이사는 『수학 응용통계등 계량적기법이 주가분석에 필요하다. 물리학적인 진동 카오스이론등도 증권영업에 적용해야 한다. 고급 이공계인력의 수요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기계업체의 성장성과 수익성등을 정확히 분석해내기 위해 기계공학 전공자가 필요하며 전자공학도가 분석하는 전자업체의 성장성이 상경계 인력보다는 전문적이라는 분석이다.

최근들어 이공계 인력들이 각광을 받고있는 부서는 신상품개발부서. 동양증권 김홍식 파생상품개발팀장은 『물을 끓일 때 분자의 움직임과 주가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열역학방정식이 주가전망에 도입되고 있다. 물리학이나 수학전공자들이 이같은 고도의 분석기법에 유리하다. 미국 MIT에서 물리학박사학위를 취득한 고급인력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도의 분석기법을 활용해 동양증권은 최근 추락하고 있는 홍콩증시에서 하루 70만달러에 이를뻔 했던 손해액을 30만달러로 줄이기도 했다.

이공계 출신 증권맨들은 하나같이 증권사에서의 높은 성취욕과 포부를 밝히고 있다. 미국 로체스터대학에서 응용통계학을 전공하고 지난 88년 동서증권에 입사한 곽로걸 투자공학팀장은 『투자모델 분석업무를 맡다 신상품 개발업무를 책임지고 있다. 투자분석은 물론이고 새로운 금융상품에 대한 소화능력에서 이공계출신들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증권업계에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증권사에서 공학도 사장의 탄생도 멀지 않은 것 같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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