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12억 업체가 1,200억규모 사업/추진 1년 3개월여만에 수개부처 허가따내 놀라/장씨문 회장 92년 대선당시 만나 알게돼장학로 전 청와대제1부속실장이 강원도 고성지역의 대규모 위락단지 조성과 관련한 당국의 승인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을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검찰의 수사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4년 5월 강원 고성군 세계잼버리대회장 부지 36만평에 대규모 청소년종합레저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승인을 받아낸 업체는 중소규모의 H건설. 검찰은 23일 이같은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이 회사 문모회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했으나 문씨는 출두하지 않았다. 문씨는 현재 사기혐의로 피소돼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다.
H건설이 추진중인 청소년 종합레저 타운은 사찰 소유의 땅을 20년간 임대받아 가족호텔 온천장 야외자동차극장 실버타운 눈썰매장 등 대규모 레저시설을 세우겠다는 야심찬 계획. 이 거대한 레저사업은 H건설이 93년 2월부터 추진, 1년3개월후인 94년 5월 문체부, 환경부, 강원도 등 관련부처로부터 사업승인을 받아냈다. 이 과정에서 장씨가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이 있다는 게 레저사업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문씨와 장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회사가 청소년레저종합수련원 사업승인서를 강원도에 제출했을 때부터 많은 의혹은 제기됐었다. 자본금 12억원에 불과한 중소건설업체가 대기업도 생각하지 못한 1천2백여억원대의 대규모사업을 구상했고 실제로 사업승인을 따냈기 때문. 레저사업 관계자들은 각종 규제로 개발이 힘든 지역에서 불과 1년여만에 청소년수련장 시설 허가 뿐 아니라 대규모 레저사업 등까지 승인받았다는 점이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의혹을 제기해왔다.
강원도의 한 관계자는 『세계잼버리대회 이후 장소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중 이 회사가 사업신청을 해왔다』며 『대기업도 꺼리던 문제를 중소기업체가 맡겠다고 해 의아심이 들었지만 먼저 다른 부처의 승인을 받아오는 조건으로 허가를 내줬다』고 말했다.
한편 문씨는 23일 본사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92년 대선기간에 당시 사장으로 고용했던 박모씨로부터 유세장에서 장학로씨를 소개받았으며 그 이후는 만난 적이 없다. 박씨는 민주계와 가까운 사이였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업승인을 받아내는 과정에서 장씨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았으며 돈을 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씨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박씨는 『두사람을 소개시켜준 적이 없으며 문씨가 다른 루트를 통해 장씨를 이미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내가 사장으로 있을 때는 91년부터 92년 10월까지로 당시 청소년 수련장 사업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문씨는 89년 H건설과 또다른 중소기업을 설립, 운영해오다 지난해 부도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건설사의 하청업체인 H건설은 서울의 5층빌딩 2층 90여평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으며 직원은 30여명 정도이다.<권혁범·유병률 기자>권혁범·유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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