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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로 축재의혹 파문­검찰 수사상황·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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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로 축재의혹 파문­검찰 수사상황·전망

입력
1996.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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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진술확보 수사 급진전/동거녀김씨 계좌·자금 본격추적/정치적폭발력 의식 조속한 행보장학로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축재비리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전례없이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수사착수 불과 이틀만인 22일까지 장씨와 동거녀 김미자씨, 김씨의 4형제등 핵심 관련자의 신병을 전원 확보, 철야조사끝에 장씨의 자금중 상당액수가 김씨 가족의 부동산구입등 자금으로 흘러들어간 혐의를 포착,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날 하오 전격적으로 장씨와 김씨 형제등의 보험 및 예금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구체적인 입증자료 확보에 나섰다.

검찰은 15대총선을 불과 20일 앞둔 미묘한 시점에서 돌출된 이번 사건이 지닌 정치적 폭발력을 의식, 속전속결식의 수사를 통해 조속히 사건을 마무리짓는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주변부부터 옭아들어가는 「선물증확보 후조사」의 통상의 수사방식을 무시한채 핵심관련자부터 공략하는 방법을 택한 것도 이때문이다.

이는 뒤집어 말하자면 검찰은 수사착수 처음부터 이번 사건의 처리방향에 대해 어느정도 「밑그림」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 된다. 정황으로 보아 「비리」가 개입된 심증은 충분한데다 사건의 성격상 최대한 빨리 단호한 결말을 내지 않고는 파장을 오히려 부풀릴 수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이다. 이에따라 검찰은 이르면 23일중 일단 장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등 사건처리를 가능한 한 서두를 방침이다.

그러나 수사가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매끄럽게 결말을 내기까지는 앞으로도 상당한 어려움이 남아있다. 우선 기술적 측면에서 이 사건은 혐의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수사는 김씨 일가 소유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 자금의 출처는 어디인지를 명확히 밝혀야 하는데다 장씨 관련성이 드러난 자금에 대해서는 다시 돈을 준 사람까지 확보, 뇌물성을 입증해야 하는 등 다단계 과정을 거쳐야 한다. 장씨가 단순히 인사치레나 「떡값」정도로 돈을 받은 것은 현행법상 처벌하기가 어려워 분명한 직무관련성을 입증해야 할 부담도 적지않다.

검찰은 김씨의 예금계좌 등에 대한 자금추적도 본격화하고 있으나 이 부분은 일일이 수표의 입출금 내역을 뒤져야 하는 시간과의 싸움인데다 장씨등이 돈세탁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단시간에 결과를 내기는 어렵다.

그러나 어쨌든 전날까지만해도 『아직은 의혹수준일뿐 확인된 것은 없다. 모든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던 검찰의 곤혹스러운 태도가 이날 밤에는 『여러 정황으로 보아 장씨가 쉽게 검찰의 수사망을 빠져나가기는 힘들것』이라는 상당한 자신감으로 바뀐 것으로 보아 나름대로 결정적 혐의를 확보했다는 분석을 낳고있다. 일단 대체적인 수사의 윤곽이 그려질 것으로 보이는 23일 상오께면 검찰의 의도대로 사건의 조기매듭이 가능할지 여부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이태희 기자>

◎검찰주변 표정/수사진 60여명 대거투입 긴박움직임/“말할처지 아니다”˝ 함구속 출입도 차단

장학로 전 청와대제1부속실장을 이틀째 철야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22일 장씨의 동거녀 김미자씨와 김씨의 4형제를 소환, 60여명의 대규모 수사진을 투입해 사건의 조기해결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종찬서울지검 3차장은 이날 하오 수사브리핑을 갖고 전례없이 밝은 표정으로 『수사가 고비에 이르렀다』고 밝혀 수사가 쾌속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차장은『현재 장씨의 혐의에 대해 결론이 난 것은 없다』면서 『장씨의 동거녀인 김미자씨와 가족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는 만큼 오늘밤이 수사의 고비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차장은 『수사가 잘 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고는 『장씨에게 혐의가 있으면 법대로 처벌할 것이고 만일 없을 경우 장씨의 혐의내용을 폭로한 상대방(국민회의)은 법률적인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전날 철야수사를 벌인 검찰은 이날도 특수 1부 수사진 전원을 투입, 장씨와 동거녀인 김씨 등의 재산내역과 자금출처 등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청사10층 특수1부 출입구의 철문을 굳게 잠근채 기자들의 출입을 차단했고, 수사검사들도 전화를 아예 받지 않거나 『말할 처지가 아니다』며 수사상황에 대해 언급을 회피, 철저한 보안을 지켰다.

전날 밤늦게까지 수사상황을 지켜본 최환 서울지검장은 아침 일찍 출근하자마자 이3차장 및 황성진 특수1부장과 함께 수사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최검사장은 상오 10시께 김기수 검찰총장에게 수사상황을 보고한데 이어 서울지검 1·2·3차장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며 수사방향을 숙의했다.

사건이 처음 배당됐을 때 긴장된 표정이 역력하던 최검사장등 검찰간부들은 이날 모두 비교적 밝은 표정들이어서 한때 『뭔가 확실한 혐의내용을 밝혀낸 게 아니냐』는 추측이 돌기도.<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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