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발급·인허가 대기시간 배로늘어/민원처리·문의 “직원휴무” 헛걸음일쑤/부서간 협조안돼 중요업무 추진 못해공무원 토요전일근무제에 적지 않은 문제점이 나타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상당기간 시범실시를 거쳐 3월부터 전국의 지자체와 중앙정부로 확대된 토요전일근무제는 당초 주5일 근무제의 전단계이자 공무원의 자기계발기회 확대등을 목표로 도입된 것.
그러나 시행 한달여만에 민원인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행정기관 내에서도 토요일이면 업무협조 마비현상이 나타나는가 하면, 유관기관과의 유기적 서비스체제 구축 미비 등 문제가 노출되면서 토요전일근무제가 아닌 「토요전일휴무제」가 돼버렸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우선 민원인들은 『토요일이면 관공서에서 각종 서류발급, 인·허가등을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평소의 배로 늘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또 관공서를 방문, 행정문의나 민원처리를 신청했다 『담당직원이 휴무』라는 답변만 듣고 헛걸음하기 일쑤라는 것이다. 전화문의를 해도 마찬가지 대답을 듣는 경우가 토요전일근무제 실시 이전보다 훨씬 늘어 『공무원에 대한 인식이 더 나빠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일선 구청, 동사무소의 경우 담당직원이 업무를 전담처리하는 건축과등은 담당자가 토요일에 휴무하면 누구도 민원인들에게 만족할만한 답변을 해주지 못하는 형편이다.
행정기관 내부의 문제점은 더 심각하다. 서울시청 기획담당관실의 한 직원은 『토요일만 되면 해당 부서마다 담당직원이 없다는 이유를 대는 통에 보고서류를 작성할 수 없을 지경』이라며 『담당업무의 철저한 인수인계가 없어 토요일에는 사실상 중요업무를 추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앙부처와 시·도간의 업무연계에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난다. 총무처의 한 직원은 『평소 업무연락을 해온 시·도직원들이 토요일에 휴무하면 업무추진이 어려워 요즘은 아예 지자체 연락업무는 평일에 끝낸다』고 귀띔했다.
전일근무제 이후 공무원들의 근무자세도 비판의 대상이다. 충남도의 경우 토요일 하오가 되면 시·군 문화공보실, 민방위과, 분뇨·하수종말처리장, 축산과, 수산과, 부녀복지과등은 단 1건의 민원인 문의·방문이 없어 TV만 시청하다 퇴근하는 경우가 다반사라 행정인력 낭비라는 지적이 만만찮다. 충남도의 한 직원은 『상급기관의 관련부서와 휴무일이 엇갈려 업무협조가 이뤄지지 못하는 점도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각종 공과금 및 세금 납부등이 수반되는 민원의 경우 은행등 유관기관이 토요일 하오에는 근무하지 않으므로 처리가 불가능하다. 또 중간결재권자인 실·과장이나 사업소장 등이 휴무인 경우 현안 처리가 미뤄지거나, 결재권자가 매주 토요일 전일근무를 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토요일 충남 당진군청에서 접수된 31건의 유기한 민원중 당일 처리된 것은 8건에 불과했다.<전성우·이영섭 기자>전성우·이영섭>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