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기술·생산망 갖춘 다국적회사 무차별 공세/전기면도기·다리미·조명기기업체 등 휴폐업 속출전기면도기 조명기기등 전기용품 업계가 밀려드는 외국제품에 시장을 크게 잠식당해 국내생산기반이 와해되고 있다.
시장개방에 따른 수입품의 시장잠식은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이지만 전기용품업계는 영세 중소기업이 주종을 이루는 탓에 세계적인 기술력과 생산망을 갖춘 다국적기업의 공세를 감당못하고 휴폐업 업체가 속출하는등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전기면도기 업체는 90년까지만 해도 20여개가 있었으나 3∼4년전부터 들어온 다국적기업 제품들이 시장을 「싹쓸이」, 지금은 7개만 남았다. 지난해 수입된 전기면도기는 194억원어치상당으로 연간 300억원 정도인 국내시장의 64.5%를 차지했다. 올해 수입물량은 274억원규모로 늘어나 점유율이 90%를 넘어설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필립스 브라운등 유럽제품과 일본계 다국적기업인 내쇼날 제품이 연 300만개의 국내 전기면도기 시장을 석권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고있다. 이미 국내시장을 30%이상 점유해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필립스는 지난해말이후 용산전자상가등지에 2개 직판점을 개설하는등 직판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공세에 밀려 국내업체는 지난 한해만도 경영압박으로 D전자 S전자등 7개사가 폐업했고 U전자등 3개사는 통신기기등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조명기기도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필립스 오스람 GE등 이른바 「빅3」의 국내시장 잠식도가 부쩍 늘고있다. 램프를 제외한 등기구의 지난해 수입액은 591억3,840만원으로 94년의 298억2,720만원보다 무려 2배가까이 늘었다. 램프까지 포함하면 수입액은 1,600억원에 이른다. 1조원으로 추산되는 국내시장의 16% 수준이다.
조명공업조합의 한 관계자는 『매년 8%정도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나 대부분 외국제품이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며 그 원인으로 낮은 조명효율과 판매망부족을 꼽았다. 특히 요즘에는 조명기기가 실내장식개념으로 바뀌면서 고가의 외국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이밖에 시장규모 1,000억원인 전기다리미와 헤어드라이어도 4∼5년전부터 외제가 급속히 밀려와 다리미의 경우 80%정도가 외국기업에 잠식된 상태다.<황유석 기자>황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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