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해 58년 첫 부인과 이혼/62년 만델라 수감후 힘겨운 내조/위니 부정·정치노선 차이로 파경넬슨 만델라 남아공대통령(77)이 19일 법원의 이혼 허용판결에 따라 부인 위니 만델라여사(61)와 이혼했다. 이로써 92년부터 별거생활을 하던 이들 부부는 38년간의 결혼생활을 끝내게 됐다.
남아공 법원의 프리키 엘포트 판사는 이날 만델라 대통령이 지난해 「혼인관계가 부인의 뻔뻔한 행동과 불정때문에 돌이킬 수 없게 됐다」며 제기한 이혼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하고 부인에게는 재판비용을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엘포트 판사는 판결이유로 92년이후 자신과 한번도 잠자리를 같이 하지 않고 남편을 속였다는 만델라의 주장에 부인이 제대로 반론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만델라는 법정에서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남자』라며 위니가 그녀의 개인 변호사인 달리 므포푸에게 쓴 연애편지를 발견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남아공인들은 만델라에 대해『수감중인 남편을 27년간 옥바라지해온 부인을 버린 것은 너무하다』는 비난과 『만델라가 부인으로부터 자유롭게 됐다』는 동정론등으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들 부부의 이혼은 위니의 부정이 주된 이유이기도 하지만 파경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볼 때 남아공의 정치 환경도 크게 작용했다. 위니는 결혼 4년만인 62년 만델라가 국가 전복기도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이후 줄곧 아프리카 민족회의(ANC)를 이끌며 아파르트헤이트(흑백격리) 정책 타도와 남편 석방을 위해 노력했다. 결혼할 당시 「착하고 순진한 시골소녀」가 90년 만델라가 석방될 때 「투사」로 변신해 있었다. 때문에 강경파 흑인들로부터 「국모」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위니는 남편 석방이후 자신의 정치노선을 따르지 않는 14세된 흑인소년을 납치, 살해한 혐의로 6년형을 선고받아 온건노선을 지향하는 남편과 불화를 빚고 92년부터 별거에 들어갔다. 흑인과 백인을 차별해 분리하던 아파르트헤이트정책이 이들 부부마저 갈라서게한 것이다.
만델라는 자서전 「자유를 향한 머나먼 여정」에서 『56년 요하네스버그 외곽 소웨토의 흑인마을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위니라는 사랑스러운 젊은 여인을 발견했다.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해 그녀를 더 잘 바라보기 위해 고개를 돌렸으나 내가 탄 차가 너무 빨리 지나가 버렸다』고 술회한 바 있다. 이 첫 만남이후 기혼이었던 그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그녀와 운명적으로 다시 만났고 2년뒤인 58년 첫부인과 이혼하고 결혼했다.
어쨌든 남아공인들의 입에서 회자되던 이들의 「사랑이야기」는 이제 「전설」이 되어 버렸고 아파르트헤이트정책의 후유증은 아직도 완전히 치유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권대익 기자>권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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