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국가 대중관계 고려 침묵… 대만 「실용외교」 위축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군사적으로 맞서고 있는 중국과 대만은 눈에 보이지 않는 치열한 외교전도 벌이고 있다.
이번 사태는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세를 잃었던 대만이 최근들어 유엔가입을 목표로 전방위 「실용외교」를 펼치자 중국이 이를 저지하고자 이른바 「함포외교」전략을 구사하고 나온 것이 그 배경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중국의 함포외교는 어느정도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만을 음으로 양으로 지원해온 미국이 중국을 비난하고 있지만 대선을 앞둔 클린턴행정부는 섣불리 개입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이외에 중국을 비난하는 국가는 일본 프랑스 등 모두 16개국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국가들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도 이를 입증한다.
대만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던 동남아국가들도 시간이 흐를수록 중국의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다. 특히 대만이 경제적 지원을 통해 수교한 31개국은 처음부터 모두 꿀먹은 벙어리 신세였다.
대만의 실용외교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이에 걸맞은 국제적 지위를 얻기 위한 정책이다. 대만정부는 이등휘(리덩후이) 총통 취임 이후 93년말부터 전복(첸푸) 외교부장등을 내세워 실용외교를 펼쳐왔다. 여기에는 휴가를 명분으로 비수교국을 방문, 상대국 지도자들과 골프회동을 갖는 「휴가외교」 또는 「골프외교」도 포함돼 있다. 그 결과 세네갈 등 몇몇 국가들과 수교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중국은 대만의 이같은 전략을 「금전외교」라고 비난하면서 대만의 실용외교가 궁극적으로 「두개의 중국」을 노리고 있다고 판단, 반격에 나섰다.
중국은 특히 지난해 6월 이총통의 방미이후 대만 외교의 종착점이 미국의 지원을 바탕으로 한 「독립」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전기침(첸지천) 중국 외교부장이 이번 군사훈련과 관련, 이례적으로 강력한 대미비판을 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내달 워런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과 전외교부장간의 회담에서 미국에 대만 독립을 지원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강력히 전달할 것으로 보이며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의 방중때도 이를 확인하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대만은 유엔 재가입이라는 최종목표를 포기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양안간 외교전은 이번 군사적 긴장상태후에도 결코 식지 않을 전망이다.<조희제 기자>조희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