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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노 전대통령 재판은 민주화 통과의례/미 WP지 공판관련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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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노 전대통령 재판은 민주화 통과의례/미 WP지 공판관련 사설

입력
1996.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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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싱턴 포스트는 18일 한국의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에 대한 재판과 관련, 사설을 게재했다. 다음은 이 사설의 요지이다.한국의 두 전직대통령이 군사반란 및 내란혐의로 나란히 법정에 섰다. 죄수복을 입고 서 있는 두 사람은 사형 판결을 받을지도 모르는 운명이다.

두 전직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법적 책임과 화해, 정의와 보복을 어떻게 적절히 조화시킬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생각해 보게 한다.

이 문제는 독재국가에서 민주국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겪는 통과의례이기도 하다. 남아공 칠레 등도 지금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두 전직대통령은 79년의 군사쿠데타와 80년 광주에서 비무장시위대에 발포명령을 내린 죄목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광주 민주화운동은 공식집계로 사망자가 200명이 넘었으며 전두환 정권이 오랜 기간 사실을 은폐하려 했기 때문에 한국 국민에게 준 상처는 더욱 컸다. 광주문제의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는 한 한국 역사발전의 걸림돌이 될 것이다.

이번 재판에는 한국인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몇 가지 측면이 내재돼 있다.

그중 하나는 김영삼 대통령과 전·노씨의 관계다. 두 사람 모두 수천억원대에 이르는 뇌물수수죄로 재판을 받고 있다. 기소를 지시한 김대통령은 노씨의 돈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아직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또 다른 측면은 노씨가 한국 역사에서 뚜렷한 위상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그는 6·29선언으로 민주화와 민정이양을 유도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단 한명의 대통령도 평화롭게 은퇴하지 못했다. 혁명과 암살로 불명예 퇴진을 했다. 하지만 한국이 그동안 단시간에 놀랄만한 경제·정치적 성과들을 쌓아 온 것을 고려할 때 은퇴후 회고록 작성에 열중할 수 있는 대통령이 곧 등장할 것으로 기대해 봄직하다.<정리=최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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