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생계 수단 “전쟁폐허위에 양귀비꽃 만발”/94년 아편 3,000톤생산 동남아 「황금 삼각지대」 능가전쟁과 내전이 휩쓴 아프가니스탄의 황폐한 땅위에 양귀비가 만개하고 있다. 17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아직 전화의 상흔이 아물지 않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이 아시아 최대의 마약공급국으로 등장한 것이다. 전쟁으로 생활의 기반을 상실한 아프가니스탄의 많은 국민들은 생계의 수단을 양귀비에 의존하고 있다.
일인당 소득수준이 세계 173개국중 171번째로 꼽힐 만큼 최빈국중 하나인 아프가니스탄은 강대국들의 관심에서 벗어나면서 원조가 격감하자 국민들, 특히 농민들은 초근목피로 연명하고 있다.
전체인구 1,300만명 중 600만명이 조국을 등진 채 난민으로 떠돌아 다니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기근과 질병속에 내일을 기약하지 못하는 삶을 영위한다. 이에 따라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은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아편재배에 나선 것이다.
유엔 마약억제통계국(UNDCP)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은 94년 아편생산량이 3,000톤에 달해 동남아시아 「황금의 삼각지대」를 능가했다. 이해 미얀마, 라오스에서 생산된 아편량은 각각 500톤이었다. 95년에는 마약생산량이 2,500톤으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아시아 최대 마약생산국이자 세계 최대의 마악공급국의 하나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의 주요 아편생산지는 남부와 동부지역이며 이외의 지역도 아편에 의존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공산정권이 들어선 이후부터 아편이 생산되고 있었지만 구소련이 물러난 뒤 정권을 장악한 무자헤딘(이슬람전사)간의 알력으로 국토가 내란의 혼란속으로 빠져들자 국민들이 본격적으로 양귀비재배에 손을 댔다.
아프가니스탄이 아편공급지로 등장하게 된 것은 빈곤이라는 문제와 함께 이 지역이 옛날부터 동서 교류의 접점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재배된 아편은 서쪽으로 유럽, 동쪽으로는 인도 및 일본, 한국등 동북아에 까지 쉽게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아프가니스탄 각 주정부가 양귀비 재배에 제동을 걸고 나와 아편생산량이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빈곤이라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아프가니스탄이 아시아 최대 마약공급국이라는 오명은 벗기 힘들 전망이다.<조희제 기자>조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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