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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정서 비위 맞추기(현장)

입력
1996.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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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대구필승대회 구호는 뒷전 「읍소」 일색19일 대구시민회관에서 열린 신한국당의 대구지역 필승결의대회는 다른 지역에선 볼 수 없던 당지도부의 「읍소형」 연설이 잇따라 TK정서로 대변되는 이 곳의 반여당기류가 얼마나 강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 자리였다.

이날 대회에서 개혁, 세대교체, 새정치등 여권이 주창해온 구호와 논리는 완연히 뒷전으로 밀려났다. 대신 연사들은 너나할것없이 개인적 지역연고, 대구의 역사적 전통과 긍지등 「지역주의적」 주제를 집중거론, 청중의 자존심을 자극하고 상호 일체감을 조성하는 정서적 접근방법을 구사했다.

『집권세력으로 30년간 이나라를 이끌어온 TK가 일개 지역당에 우리의 미래를 맡길수 없다』는 김윤환 대표의「자존심론」은 그 시작이었다. 이회창 선대위의장은 『6·25때 이 나라를 지켜낸 최후의 방어선』 『군사정권의 험난한 시절 불의에 항거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한 곳』이라며 대구의 자존심을 한껏 추켜세웠다.

이어 박찬종 수도권선대위원장은 『나의 종가가 대구달성군에 있고 딸이 대구로 시집을 갔기때문에 나도 준TK는 된다』고 연고를 강조했다. 나아가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대구시내의 출생지와 현주소까지 상세히 소개하며 『나야말로 진짜 TK이고 고 박정희 대통령을 보필한 본류중 한 사람』이라고 주장한 뒤 『미워도 다시한번…』이라는 읍소로 연설을 끝맺었다. 청중들은 이같은 「감각적」 연설이 훨씬 가슴에 와닿는다는 듯 예상밖의 호응을 보냈다. 하지만 어려운 선거현실을 감안하더라도 여권의 지도급 인사들이 언급한 이날의 테마는 그들의 비중과 책임에 걸맞지않는 느낌을 지울수 없었다.<대구=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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