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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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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14대 국회의원 총선 결과는 민자당 1백49, 민주당 97, 국민당 31, 무소속 21명의 의석 분포를 보였다. 당시를 돌이켜보면 기존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어느 때보다 높았던 게 특징이었다. 그래서 여당은 과반수 의석을 얻는데 실패했고 신생 국민당과 무소속의 진출이 의외로 많아 주목을 끌기도 했었다. ◆그런데 15대 총선을 코앞에 둔 지금의 분위기는 어떤가. 4년전 불쑥 나타났던 국민당은 어느새 사라지고 당시의 여야 양당은 각각 두개씩으로 나뉘어져 4당이 나란히 선거에 나서고 있다. 지역분할이 보다 세분화하고 지역감정이 더욱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선거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있으나 판세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각 언론사에서 수시로 실시하고 있는 여론조사를 보면 대체적으로 신한국당 새정치국민회의 자유민주연합 민주당의 순으로 정당별 우열이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그것도 앞으로 시간이 가면서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 특히 지금 관심의 초점은 과거의 여소야대 현상이 재현될 것이냐에 쏠리고 있다. 왜냐하면 총선후 정계개편여부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만일 집권여당이 원내제1의 다수당이 되더라도 과반수를 얻지 못하면 국회를 마음대로 끌고갈 수가 없기 때문에 다른 당과 손을 잡아야 한다. 제휴나 연대를 통해 연합전선을 구축하거나 아니면 타당을 흡수통합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처럼 총선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하고 불안하기 때문에 성급한 정계개편론이 벌써부터 여당안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김윤환 대표의 신보수당론, 이회창 선대위의장의 새정치세력론, 박찬종 수도권선대위원장의 개혁 대연합론 등이 잇달아 나오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여당의 현체제를 벌써부터 부인하는 듯한 그런 목소리들은 불길한 운명을 예고라도 하는 것 같아 어쩐지 개운치 않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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