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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 오스틴키노·민영 NTV/러시아 두 방송 주도권싸움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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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 오스틴키노·민영 NTV/러시아 두 방송 주도권싸움 “불꽃”

입력
1996.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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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 NTV­보도 80%이상 대정부비판 시청률 급상승/오스틴키노­뉴스·해설프로 보강 봄철 방송개편 도전장러시아인들이 차기 대선을 앞두고 국영 오스틴키노방송과 민영 NTV의 방송계주도권 다툼을 흥미있게 지켜보고 있다. 구소련 전역을 방청권으로 하는 최대 방송국인 오스틴키노와 최근 시청률이 급상승한 NTV간의 싸움은 대선관련 보도뿐만 아니라 방송편성, 해설등 다양한 분야에서 날이 갈수록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도전장을 던진측은 오스틴키노방송이다. 오스틴키노는 11일 봄철 방송개편에 따라 연일 종합 뉴스프로그램인 「시보드냐(오늘)」뉴스에 대한 공략에 나섰다. 이와 함께 알렉세이 푸쉬코프 대외정치국장의 성명을 통해 민주화를 표명한 일부 방송사의 무분별한 보도는 시대를 과거로 되돌리는 결과를 빚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대선을 앞두고 체첸사태와 경제, 치안문제등 다양한 분야에서 보리스 옐친 대통령 정권을 공격하는 NTV의 최근 보도를 겨냥한 것이다.

이에 대한 NTV측 반응은 무시 그 자체이다. 오히려 시청권을 우랄서부 무리안스크에서 노보시비르스크에 이르는 지역으로 넓힌데 이어 4월초에는 블라디보스토크까지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한 러시아의 우랄 서부 지역에만 한정돼 있던 시청권을 동부 시베리아까지 확대, 실질적인 주도권 공략에 나선 것. 선거에서 인기있는 방송의 영향력을 잘 알고 있는 러시아정부와 오스틴키노가 당황한 것은 당연하다.

93년 민영방송으로 출범한후 보도프로그램의 80%이상을 대정부 비판에 할애하고 심야 성인프로그램을 과감히 동원, 인기가 치솟은 NTV의 시청자가 무려 1억명 이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오스틴키노방송은 90년부터는 사회 부조리를 폭로하는 프로그램 「600초」를 진행하며 일약 국민적 영웅으로 부상했던 알렉산드로 제브조로프를 주말 종합프로에 기용했다. 지난 한주의 주요 뉴스를 종합 해설하는 NTV의 뉴스 프로그램「이토기(종합)」에 대한 대응이다.

양방송간 싸움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대선을 앞둔 옐친 대통령의 개혁정책에 대한 평가다. 오스탄키노는 옐친의 개혁정책을 지지 찬양하고 홍보하는 반면 NTV측은 개혁정책의 문제점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오스틴키노의 주장은 현정부에 비판적인 NTV의 보도태도는 결국 차기 대선에서 공산당의 승리를 굳혀준다는 것이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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