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노씨 방청객에 눈인사 등 “여유”/장남 재국씨외 두 아들 방청 안해/검찰변호인 신문내용싸고 줄곧 신경전/방청권실명제에 「대기인 물갈이」 소동도12·12 및 5·18사건 2차공판이 열린 18일 법원주변은 재야단체의 산발적인 시위와 이를 막는 경찰, 3백명 가까운 내외신기자의 취재경쟁등으로 여전히 긴장된 분위기였다. 법정안 공방도 더 뜨거워져 검찰은 피고인들의 하극상, 12·12사전모의 등을 날카롭게 추궁했고, 변호인단은 「쟁점정리를 위한 석명요청」과 「변호인단 기본입장」을 재판부에 제출하는 등 팽팽하게 맞섰다.
▷법정안◁
○…상오 10시 재판부가 피고인들을 호명하자 전두환 노태우 유학성 황영시피고인등이 차례로 법정에 들어섰다. 이들은 이미 한차례 이상씩 재판을 받아서인지 방청석에 있는 친지들에게 가볍게 눈인사를 보내는 등 11일의 첫 재판 때보다는 훨씬 여유있는 표정이었다.
제일 먼저 입정한 전씨는 곧바로 들어온 노씨의 손을 꼭 잡았고 노씨도 유피고인이 옆자리에 서자 손을 잡았다. 특히 노씨는 전혀 눈길을 주지 않았던 비자금 공판때와는 달리 방청석을 한차례 둘러봤고, 공판이 계속되는 동안 꼿꼿이 앉아 정면을 바라보는 등 자세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전씨는 검찰 신문을 자신의 논리에 맞춰 대응하거나 신문내용을 부인했고, 변호인단도 검찰의 신문도중 재판부에 이의를 제기하는 등 공판내내 신경전이 이어졌다.
검찰이 전씨에게 『거사직전 일종의 「보신책」을 세워뒀느냐』는 질문을 여러차례 하자 전상석 변호사가 재판부에 『검찰이 병력동원과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유도신문을 하고 있다』고 강하게 제동을 걸었다. 이에대해 재판부는 『같은 내용에 대해 반복질문을 하지 말라』고 변호인측의 이의를 일부 받아들였다.
▷법원주변◁
○…이날 법원주변에서는 방청권 배포 10분전인 상오 8시20분께 용역회사 직원들이 의뢰인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면서 한바탕 「대기인 물갈이」가 있었다. 2차 공판때부터 일반 방청권에 실명제가 도입됐기 때문인데 김진영, 구창회씨 등 전·노씨 측근들이 맨 앞줄에 서 있던 심부름센터 직원들과 자리를 바꿔 방청권을 받았다. 배포 직전까지 50만원대를 오르내렸던 방청권은 암표상들이 「손님」을 만나지 못하는 바람에 20만원대로 곤두박질하기도 했다.
○…1차공판때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법원앞에는 5·18 관련단체 및 재야단체 소속 회원 40여명이 산발적으로 시위를 했다. 이들은 노씨를 태운 호송차량이 법원입구로 들어서자 달걀을 던졌고 민가협 회원과 함께 법원안으로 들어가려던 고 강경대군의 어머니 이덕순씨(47)는 경찰과 몸싸움을 하다 이마가 찢어졌다.
「법정소란」과 「대선자금 발언」등 으로 지난주 곤욕을 치른 전씨의 아들 재국씨와 노씨의 아들 재헌씨도 방청했다. 재국씨는 『왜 혼자 왔느냐』고 묻자 『둘째는 발목을 삐어 입원중이고 셋째는 학교에 갔다』고 대답했다. 재국씨는 『언론보도와는 달리 강민조씨를 폭행하지 않았다』며 『검찰에서 진상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재헌씨는 『대선자금에 대한 지방지의 보도는 이미 와전됐다고 밝히지 않았느냐』고 부인했다.
▷연희동◁
○…연희동의 전·노씨 집은 상오 일찍 가족들이 법원으로 떠나 적막한 분위기였다. 전씨 집에는 부인 이순자씨와 며느리들만이 남아 있었고 노씨 집의 경우 재헌씨가 전날 하오 외출한 뒤 귀가하지 않고 곧바로 법원으로 가는 바람에 부인 김옥숙씨만 텅 빈 집을 지켰다.<박희정·박진용·윤태형·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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