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현대그룹이 통신서비스산업의 꽃이라는 개인휴대통신(PCS)사업권을 따내기위해 제휴했다. 한국경제를 대표하는 두 정상재벌그룹의 짝짓기는 지금까지 양그룹이 석유·화학에서부터 중공업, 자동차, 전자, 보험, 유통 등 주요산업부문에서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숙명적인 경쟁자의 관계를 지속해 왔던만큼 재계나 정부에서는 돌출적인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양대그룹의 손잡기에 대해 한마디로 「좋다」 「나쁘다」고 단언할 수가 없다. 양대그룹의 제휴나 연립은 원칙적으로 그들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할 일이다.
특히 지금은 세계경제가 「국경 없는 경제」를 지향, 세계시장이 급속히 개방되고 경쟁이 점차 치열해져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경제권에서는 경쟁력강화를 위해 금융, 통신, 텔레비전 방송 등 동종대기업간의 흡수·합병(M&A)이 유행처럼 확산돼 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앞으로 2000년 이전에 금융, 자동차, 통신, 유통 등 주요산업을 모두 선진국 수준으로 완전 개방해야 할 처지에 있다. 더욱이 통신시장은 98년에 완전 개방하게 돼 있어 이제 선진통신분야에서 출발하려 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로서는 개방이전까지 경쟁체제의 틀을 갖추기 위해 전력투구해야 한다.
통신시장과 우리 경제와 세계경제의 추세가 이러하므로 PCS사업에 대한 삼성·현대 양그룹의 「편의의 결합」은 정당화할 수 있는 합리성이 있다 하겠다. 그러나 삼성·현대 양대그룹이 정상의 재벌그룹이라는 그 사실 때문에, 경쟁력 강화라는 그 명분 하나가 그들의 결합을 모든 면에서 정당화시킬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의 제휴가 그들만의 이익을 위한 것이 돼서는 곤란하다. 그 산업과 국민경제 전체의 이익과도 부합돼야 하는 것이다.
공익성과 관련하여 경제력 집중완화, 도덕성등이 강조되고 있다. 이 두가지 기준에서는 양대정상재벌의 제휴가 반드시 유익한 것은 아니다. 경제력 집중완화문제는 정부와 재벌 사이에 부단히 대립되어온 우리나라 경제의 최대 현안이라해도 지나친 것이 아니다. 경제력 집중은 상위 재벌그룹으로 올라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30대그룹보다는 5대그룹, 그들보다는 특히 양대 정상재벌그룹의 집중도는 완화보다는 심화되는 추세다.
각각 올해 외형고를 국가예산보다 많은 70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는 양대그룹이 제휴한다면 국내에서는 무적의 결합을 이룰 수가 있다. 공포의 짝짓기가 된다. 이것이 동종산업과 국민경제에 반드시 유익하지만은 않은 것이다. PCS사업에 대한 양대그룹의 제휴에 정부당국의 심사숙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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