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비상회의·언론 만일사태 우려 “다시 긴장”/대북마조도 항공노선 악천후 불구 운항 강행대만해협의 파고가 18일부터 다시 높아지고 있다.
23일의 총통선거를 앞두고 막바지 유세활동에 여념이 없던 연전(롄잔) 행정원장이 일정을 취소하고 이날 상오 행정원 긴급비상회의를 주재하는 등 대만정부는 중국의 3군합동상륙훈련이 초래할지도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대만 언론들은 대만 해협의 남·북쪽 해역에서 잇달아 중국군이 훈련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크게 보도하면서 중국이 대만을 군사적으로 위협하는 이같은 훈련을 즉각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 언론들은 특히 중국군의 모의상륙훈련이 대만침공을 염두에 두고 펼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군의 상륙훈련이 실시되고 있는 평담도(핑탄다오)에서 불과 18.5 거리에 있는 동거도와 서거도 주민 400여명은 대만 해군 함정 11척을 이용, 인근 마조도(마쭈다오)를 거쳐 대만 본섬으로 대피했다. 대부분 간단한 가재도구만을 손에 든 이들은 착잡하고 상기된 표정이었다.
마조도 항구에 내린 한 소녀는『재난을 피하기 위해 생전 처음 대만(본섬)으로 간다』며 부푼 모습이었으나 한 주민은 『너무 가까운 곳에서 훈련이 벌어져 주민들이 불안에 휩싸여 있다. 섬에서 살기가 겁난다』고 말했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그러나 중국군 훈련 해역에서 역시 18.5 떨어진 오구도(우치우다오) 주민 16명은 동요없이 섬에 계속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섬의 90대와 70대 노인 모자는 대만 본섬으로 피하라는 자식들의 강권에 가까운 호소에도 불구하고 죽어도 여기서 죽겠다며 계속 머무르겠다고 고집했다고 섬에서 나온 한 주민이 전했다.
기상악화로 17일 하루종일 폐쇄됐던 대북(타이베이)―금문도(진먼다오), 대북―마조도의 항공운항이 이날 재개됐다.
특히 대북―마조도노선은 마조공항이 비바람이 몰아치는등 기상상태가 호전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운항을 강행, 중국의 군사훈련에 개의치 않고 대만 외곽섬들과의 교통을 유지하려는 대만당국의 강한 의지를 반영했다.
16∼17일 이틀간 여객기 운항 중지로 발이 묶였던 승객 100여명이 도착한 마조공항은 오랜만에 활기가 넘쳐흘렀다.<대북=유동희 특파원>대북=유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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