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신질서형성론/이 의장신주체형성론/박위원장 개혁대연합론/내용엔 차이… 배경·추이 등 관심 여권내에서 정계개편론이 또다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이번의 정계개편론은 추상적 수준이나 학문적 차원을 넘어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또한 이를 언급하는 당사자들이 김윤환 대표 이회창 선대위의장 박찬종 수도권선대위원장 등 여권의 간판급 인사라는 사실도 개편론의 비중을 높여주고 있다.
문제는 현재 제기되고 있는 정계개편론이 어느 정도 실천력을 담보하고 있느냐이다. 아직까지는 그 전말이나 배경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역대 총선에서 정치판도의 흐름이 바뀐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에 정계개편론은 발언자들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총선후에도 탄력을 받을 개연성이 높다. 더욱이 정치불신현상, 젊은층의 확대, 사회 각분야의 급속한 발전등 외부의 요인이 정치권의 변화를 재촉하고 있다는 점도 개편론의 동인이 될 전망이다.
현재 제기되고 있는 개편론은 크게 신질서형성론, 신주체형성론, 개혁대연합론으로 나뉜다. 이들 논의는 지향점이나 내용에서 편차를 보이고 있어 여권내부의 복잡한 역학구도를 반영하고 있다. 신질서형성론은 김윤환대표가 제기한 논리이다. 김대표는 『이념 노선도 없고 도의와 인격마저 팽개친 정치판을 근본적으로 수술해야한다』고 말했다. 김대표는 또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한국당이 총선에서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새로운 보수신당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는 이념에 따른 정계재편이 필요하다는 의미이지만 실천의지를 내포하고 있지는 않은듯하다. 오히려 대구·경북지역의 정치현실, 김대표 자신의 입지를 고려한 선거용 발언이라는 해석이 더 유력하다.
신주체형성론은 이회창의장의 지론이다. 이의장은 의장취임때 이미 『21세기를 대비한 새로운 정치세력을 구축해야한다』고 설파한 바 있다. 다분히 기존 정치권의 인물들이 온존하는 상태에서 정치개혁은 어렵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개편의 폭과 농도가 가장 강한 논리는 박찬종 위원장의 개혁대연합론이다. 박위원장은 『지역과 정파와 과거를 초월, 모든 개혁세력이 결집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나아가 『개혁대연합은 2기 개혁을 끌어갈 국민정권을 탄생시키고 통일시대, 대화합시대의 새 주체를 형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주체형성론이나 개혁대연합론은 개혁이라는 명분에 걸맞는데다 기존 중진인사들의 위상을 평가절하하는 효과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의장과 박위원장의 행보와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 이때문에 당안팎에서는 『당내 기반이 취약한 영입파로서는 기존질서가 흔들리는게 유리할 것』이라는 정치적 해석도 적지않다.<이영성 기자>이영성>
◎야당측 반응/“입지강화 겨냥 정계흔들기” 일축/“유권자확보 선거용 발언” 분석도
여권 일각의 정계개편론에 대해 야당은 표면적인 의미 보다는 숨은 의도에 더 민감한 시선을 보내고있다. 야당은 정계개편론의 주창자들이 김윤환 이회창 박찬종 등 민주계 실세그룹이 아니라는 점을 중시, 『입지강화를 노린 정치판 뒤흔들기』정도로 평가절하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박찬종 수도권선대위원장의 개혁대연합론에 대해서는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야당에서 여당으로 변신한 자신의 행로를 합리화하려는 기만극』이라고 폄하했다. 마찬가지로 이회창 선대위의장의 신주체형성론에 대해서도 『취약한 당내 입지를 고려, 일단 여권내 역학구도에 변화를 모색하자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자민련은 김윤환대표가 대구·경북지역에서 연일 정치판의 수술을 주장하는 점을 겨냥, 『TK유권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선거용 발언』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민주대연합을 주창해온 국민회의는 『민주세력이 하나가 되자고 할 때에는 침묵하다가 선거가 다가오니까 개혁을 운운하며 유권자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민련은 『신한국당이 말하는 개혁세력이 누구를 지칭하는지 분명히 밝혀라』고 촉구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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