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때부터 여우주연상 등 계속 뽑혀/“올 주·조연상도 강력한 후보” 점쳐 창녀 역은 아카데미상의 지름길인가. 1928년 재닛 게이너가 「거리의 천사」의 창녀 역으로 최초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래, 지금까지 이 역할을 한 많은 여배우들이 같은 상 후보에 오르거나 상을 탔다. 25일 하오6시(LA현지 시각) 열리는 제68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도 어쩌면 창녀 역의 배우가 주·조연상을 모두 받을지 모른다.
강력한 주연상 후보인 엘리자베스 슈는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에서 알코올 중독자를 사랑하는 창녀로 나와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또 우디 앨런감독의 코미디 「마이티 아프로디테」에서 마음 착한 창녀로 나온 미라 소브리노는 멍청한 연기를 뛰어나게 해 강력한 여우조연상 감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 연말 「카지노」에서의 맹렬한 연기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은 뒤 아카데미 주연상 후보에 오른 샤론 스톤의 역도 역시 고급 콜걸이다. 영화평론가 몰리 해스켈은 『남자들은 요조숙녀보다 창녀 기질이 있는 여자를 좋아하고, 여배우들에게 창녀 역은 나쁘고 반항적이며 남자들의 욕망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역으로서 연기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인기가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도 창녀 역을 맡은 뒤 스타가 된 배우들이 적지 않다. 줄리아 로버츠는 「귀여운 여인」에서 창녀 역으로 빅스타가 됐고 도너 리드는 「지상에서 영원으로」에서 병사 몽고메리 클리프트를 사랑하는 창녀(영화에서는 원작 소설과 달리 술집 호스티스로 나왔다)로 나와 조연상을 받았다.
또 존 플리트는 「에덴의 동쪽」에서 창녀 출신의 포주로 나와 아카데미 조연상을 받았고 수전 헤이워드가 주연상을 받은 「나는 살고싶다」에서 맡은 역도 그러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제인 폰다가 각기 주연상을 받은 「버터필드8」과 「클루트」에서 맡은 역도 모두 같았다.
창녀 역과 함께 수녀, 벙어리 역도 희망이 있다. 오드리 헵번은 「수녀 이야기」에서 수녀로 나와 아카데미 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올 주연상 후보에 오른 수전 서랜든이 「사형수의 발걸음」에서의 역도 수녀이다.
실제 벙어리인 말리 매틀린은 「신의 버림받은 아이들」에서 벙어리로 나와 아카데미상을 탔다. 여성단체들은 창녀 역이 인기가 있는 것에 대해 『여성을 비하시키는 일』이라고 반발하고 있기도 하다.<박흥진 미주본사 편집위원>박흥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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