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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만 위협하는 안개장군/유동희 국제1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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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만 위협하는 안개장군/유동희 국제1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6.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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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군사훈련이 촉발시킨 양안 긴장의 승자는 중국도 대만도 아니다. 「무장군」이 바로 승자다. 나폴레옹의 유럽제패 꿈을 무산시킨 것이 러시아의 「동장군」이듯 대만해협에 마침 출현한 안개는 공세적인 중국과 수세적인 대만 모두에게 가장 무서운 적으로 등장했다.

 12일부터 대만해협 남단 해역에서 실시됐던 중국군의 실탄훈련은 안개가 연일 이 해역을 뒤덮는 바람에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대만 국방부는 분석하고 있다. 훈련개시일인 12일 기상악화로 인해 실탄발사도 하지 못하고 비행기도 많이 띄우지 못하더니 미사일 발사훈련 마지막날인 15일에는 훈련참가 병력과 종목을 축소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은 3차 군사훈련지역을 2차 군사훈련 실시 기간에  날씨가 좋았던 북쪽 지역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훈련실시 발표가 있던 바로 다음날인 16일부터 그 일대에도 안개가 엄습, 18일부터 개시될 3차 훈련도 2차 훈련때와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무장군」에 당하기는 대만도 마찬가지이다. 안개때문에 금문도(진먼다오) 공항 폐쇄가 계속되자 대만군은 급기야 군용기로 귀대장병을 실어나르는 비상수단을 쓰기에 이르렀다. 중국의 침공이 우려되는 도서지역 주둔군들의 신경이 한치앞도 내다볼 수없는 안개에 더욱 곤두섰음은 물론이다. 대만 당국은 또 중국의 3차 군사훈련 해역에 인접해 있어 위험해진 대북(타이베이)-마조도(마쭈다오) 노선 항공기를 훈련기간중에도 정상적으로 운항하겠다고 강조했으나 이 결연한 의지는 그 의지를 밝힌 바로 그날「무장군」의 일격에 참담한 무력감을 맛보아야 했다.

 중국과 대만 양측 모두에게 무서운 복병으로 등장한 안개의 존재는 「모사재인 성사재천 (일은 사람이 꾸미나 일의 성취는 하늘에 달려있다)」이라는 옛말을 생각케 한다.<대만 마조도 상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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