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야는 휴전 「표적」단일화 공세/여선 「헌금시비」 겨냥 역공계속 대선자금과 공천헌금시비를 둘러싸고 여야와 야야간에 복잡하게 얽혔던 정치권 돈공방이 여야대결로 회귀하고 있다. 전국구 헌금문제로 정면충돌 일보직전까지 갔던 국민회의와 민주당이 휴전에 합의하고 김영삼 대통령의 대선자금쪽으로 공격방향을 돌리고 나섰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이기택상임고문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야당간의 싸움은 여당만 이롭게 할 뿐』이라면서 『지금은 총선초반으로 여당을 어떻게 심판할 것인가가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사태악화의 발단이 됐던 국민회의 김상현 의원과 자신의 측근인 민주당 조광한 선대위부대변인의 언급에 대해서도 『공천헌금내용을 잘모르는 사람들』이라고 말해 진화쪽에 무게를 실었다. 내심 확전이 아닌 휴전을 원한다는 의사표시였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 김한길 선대위대변인은 『야당끼리 싸워서는 안된다는 이고문의 말에 동의한다』며 『92년 민주당의 공천헌금문제는 당시 김대중 이기택 두 공동대표의 합의사항이었던 만큼 다툴 일이 아니다』라고 화답했다. 일단 휴전이 성립한 셈이다. 물론 양측이 감정의 앙금을 완전히 가라앉힌 것은 아니어서 재연의 소지는 남아있다.
국민회의는 민주당과의 전선이 해소되자 대선자금공세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16일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상중앙위원회의를 소집, 김대통령의 대선자금공개를 강력히 촉구했다. 김총재는 『총선후 대선자금 청문회를 열어 국민을 속이면 전·노씨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무사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경고했다. 회의는 대선자금공개를 위한 국민캠페인을 벌이기로 결의했다. 「모의 YS대선자금청문회」등 시국강연회를 통한 장외홍보전도 진행중이다. 『쓸만큼은 주었습니다―노재헌』이라는 신문광고도 냈다.
민주당도 대선자금에 대한 공세강도를 한단계 높이고 나섰다. 김홍신 선대위대변인은 17일 『노재헌씨가 쓸만큼은 줬다고 했다가 번복한 것은 현정권의 협박과 흥정음모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김대통령은 더이상 늦기전에 대선자금 전모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민련도 새삼 대선자금공세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종필총재는 16일 청년단 총선필승결의대회에서 『현정권이 솔직하게 대선자금 진상을 밝히지 않을 경우 이 문제는 현정권의 씻을 수 없는 멍에로서 불행의 화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신한국당도 물러서지않고 맞받아치고 나서 대선자금 공방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신한국당의 주요 표적은 국민회의의 공천헌금 부분이다. 공천헌금을 둘러싼 야야공방이 식는 바람에 약효는 반감됐지만 이 대목을 중점적으로 물고늘어져 국민회의 공세를 상쇄시킨다는 전략이다. 김철 선대위대변인은 17일 논평을 통해 『국민회의가 습성적으로 자행해온 매관매직의 과거에서부터 최근 유준상 의원파동에 이르기까지의 전모를 국민앞에 소상히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신한국당은 『공천헌금 쓸만큼 받았습니다』는 광고로 국민회의의 광고전에 맞대응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신한국당은 이 광고에 유준상의원의 공천헌금요구 주장, 김대중 총재의 「20억원+알파설」과 생일헌금등 최근 국민회의 주변에서 제기된 추문을 모두 포함시킬 계획이다. 또 국민회의의 공천시비등을 효과적으로 선전할 수 있는 논리도 개발중이다. 강용식 선거상황실장이 만들어 낸 「국민회의 칠거지악론」등이 그것이다.<이계성 기자>이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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