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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혁명/“차내서 인터넷·화상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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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혁명/“차내서 인터넷·화상대화”

입력
1996.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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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만한 단말기로 지구촌 어디서나 통신/98년께부터 일반전화요금 수준으로 서비스 「유통업체 영업사원 김모씨(35)는 자신의 승용차에 차려놓은 이동사무실 덕분에 영업실적이 크게 늘어나 입을 다물지 못한다. 차를 타고가면서도 무선데이터시스템을 이용해 수시로 회사로부터의 지시사항을 노트북컴퓨터로 확인하고, 통신시설이 전혀 없는 산간오지를 지나면서도 저궤도위성통신을 통해 회사와 고객들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어 기동성에서 단연 앞선다.

 업무가 싫증날 때는 차를 멈추고 컴퓨터를 인터넷에 접속해 평소 즐겨듣는 재즈에 관한 최근 자료를 뒤적이고 색소폰연주에 귀를 기울이기도 한다. 얼마전에는 요금이 일반전화수준인 개인휴대통신(PCS)전화기도 구입해 기존휴대폰의 높은 요금부담에서 벗어났고 PCS의 보다 질높은 이동통신으로 영업활동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

 통신혁명이 바꿔놓을 직장인의 생활상이다. 손바닥만한 단말기로 장소와 시간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 국내는 물론 세계 어느곳과도 음성과 움직이는 화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상과학(SF)영화의 장면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김씨의 얘기는 더 이상 상상의 대상이 아니다.

 사업자선정문제로 난산을 거듭중인 차세대통신서비스가 잇따라 선보이는 98년께부터는 유선전화보다 약간 높은 요금만 부담하면 누구나 김씨와 같은 「특권」을 누릴 수 있게 된다.

 98년부터 등장할 차세대 통신서비스는 발신전용휴대전화(CT-2), 무선데이터, PCS, 저궤도위성통신등. 이들 서비스는 저마다 독특한 용도와 특징을 갖고 있어 우리생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의도지역에 시범서비스중인 CT-2가 상용화하는 내년말부터는 휴대폰의 대중화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CT-2는 수신기능은 없지만 상대방의 연락을 무선호출기로 받는 즉시 무선통화가 가능해 기존 휴대폰에 뒤지지 않는 이동통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화품질은 기존휴대폰을 능가한다.

 CT-2보다 한단계 발전된 PCS는 단연 차세대통신의 꽃이다. 98년중 서비스가 제공되는 PCS는 이용요금이 기존휴대폰보다 훨씬 싸면서도 이동중 발신과 수신이 모두 가능해 이동통신을 만끽할 수 있는 시대를 열 것이란 기대를 낳고 있다. PCS는 2007년께는 가입자가 1,0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에서도 그 위력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고속주행중에는 통화를 할 수 없는 PCS의 유일한 단점은 수년내에 극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PCS와 같은 시기에 서비스가 개시되는 무선데이터는 휴대용컴퓨터를 이용, 언제 어느곳에서도 유선전화망의 도움을 받지않고도 국내컴퓨터통신은 물론 인터넷을 즐길 수 있고 무선화상전화로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98∼99년 등장하는 저궤도위성통신은 더욱 가공할만 하다. 지구상공에 수십에서 수백개의 통신위성을 띄워 지구촌 이동통신을 중계하는 이 서비스는 미국을 중심으로 10여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데이콤, 한국이동통신등 국내 사업자들도 지분출자형식으로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어 2∼3년내에 조그마한 휴대단말기만 손에 쥐면 통신망이 닿지 않는 설악산 대청봉이나 한라산 백록담에서도 지구촌 모든 곳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데이콤 최각진 PCS사업추진단장은 『차세대통신서비스는 무선이 유선을 대체하는 통신분야의 산업혁명으로 정의할 수 있다』면서 『PCS등의 지상이동통신과 저궤도위성통신은 2000년대에 들어서는 플림스라는 공중·육상이동통신으로 통합돼 하나의 단말기로 음성 데이터 영상을 포괄하는 무선 멀티미디어통신이 가능해진다』고 밝혔다.<김동영 기자>

◎주파수공용통신/한정된 지역서 무선통신 “무전기 흡사”/전국사업권 아남·기아·동부 등 3파전

 주파수공용통신(TRS)은 건설현장이나 물류센터 등 한정된 지역안에서 사용하는 무전기와 흡사한 무선통신을 말한다. 한국TRS가 항만과 선박을 대상으로 서비스중이며 주요그룹들도 계열사의 건설현장이나 물류창고 애프터서비스 분야에 이용하고 있다. 단순히 무전기정도에 불과했던 TRS는 디지털방식이 상용화하면서 이동전화에 손색없는 성능을 갖춰 새로운 무선통신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TRS사업권 획득을 위한 중견그룹들의 각축전은 이러한 잠재력 때문에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전국사업자의 경우 아남 기아 동부그룹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한 3파전을 전개하고 있다. 아남그룹은 미지오텍사와 미국에 현지법인 아남지오넷을 설립, 디지털TRS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기아그룹도 최근 세계적 통신장비업체인 미모토로라사와 손잡고 사업권 획득에 나섰다. 동부그룹도 스웨덴 에릭슨사와 제휴, 출사표를 던졌다. 3개그룹은 정부의 연합컨소시엄 우대정책에도 불구하고 각기 다른 기술제휴선을 앞세워 독자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한개의 티켓이 걸려 있는 수도권사업자는 한국전자 태일정밀 동아제약 임광토건 성원건설 선진 두원 삼천리 삼미 등이 참여를 추진, 10대1에 가까운 경쟁률을 보이고 있으며 8개 지역사업권에는 쌍방울 동방 화승 갑을 경남에너지 대구백화점 대구도시가스 등 30여개 업체들이 북적대고 있다.<김광일 기자>

◎국제전화/투자비 적고 서비스 무궁무진 “황금알”/8개 그룹 2∼3개 연합 컨소시엄 경합

 『통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비정보통신업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대기업들들이 내건 슬로건이다. 이들은 21세기 장기전략을 수립하면서 한결같이 정보통신분야 진출을 최우선 과제로 잡고 사업권을 획득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분야는 국제전화사업이다.

 국제전화는 다른 통신서비스에 비해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사업할 수 있는 데다 이를 기반으로 확장할 수 있는 통신서비스가 무궁무진하다. 데이터통신과 위성통신사업은 국제전화사업을 통해 어렵지 않게 추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통신과 데이콤에 이어 탄생할 제3사업자에는 롯데와 동아등 대기업을 포함, 8개의 업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금속재료사업을 주력업종으로 하고 있는 일진그룹과 유통업의 롯데그룹, 제과업의 해태그룹이 국제전화 사업권을 반드시 획득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밖에 한라 고합 동아그룹과 아세아시멘트 등이 자본금 1,000억∼2,000억원 규모의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 그룹들은 최근 정보통신부가 연합컨소시엄을 우대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그룹간 짝짓기에 한창이다. 이에 따라 국제전화분야는 8개그룹이 2∼3개의 연합컨소시엄으로 재구성돼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정희경 기자>

◎발신전용휴대전화/걸수만 있는 전화 이용요금 저렴 “강점”/수도권사업권 이수화학·015협회 경쟁

 발신전용휴대전화(CT-2)는 전화를 받지는 못하고 걸 수만 있는 통신서비스다. 그러나 무선호출기와 함께 사용할 경우 이동중 연락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

 CT-2는 이용요금이 싸다는 것이 가장 강력한 무기다. 현재의 휴대전화 사용자들은 통화성공률이 낮기 때문에 무선호출기로 호출을 하면 전화를 거는 실정인데 CT-2는 이러한 약점을 파고든다. 최근에는 무선호출기능을 갖춘 반도체칩을 내장한 「CT-2플러스」가 나와 기능이 향상됐다. 또 단말기가격이 휴대전화기의 절반수준에 불과해 이동통신의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CT-2 사업권은 전국사업자 1개, 수도권 2개, 지역사업자 8개 등 11개이다. 기업들의 관심분야는 수도권 사업자. 전국사업자는 이미 한국통신에 배정돼 있고 지역사업은 시장규모가 크지 않아 눈독을 들이는 업체가 없다.

 수도권 사업자의 경우 석유화학 및 재료분야에 주력해온 이수화학과 서울이동통신 및 나래이동통신 등이 결성한 015무선호출사업자협회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수화학은 지난해말 정보통신사업진출을 포함한 중장기전략을 수립,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무선호출사업자들도 공동연구소를 설립, CT-2기반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수도권의 사업권은 이들 두그룹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으며 지역사업자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업체가 없다.<서사봉 기자>

◎인터뷰/정홍식 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신규통신사업자 선정 투명성 위해 사업제안서 접수후 심사기준 발표/심사위원 비공개로 재계로비 차단”

 『4월 중순 사업제안서를 접수한 뒤 심사위원을 위촉할 계획이며 위원명단은 심사가 끝날 때까지 비공개로 하고 재계가 요구하면 심사결과를 공개하겠다』

 정보통신부 정홍식 정보통신정책실장은 6월말 30여개 신규통신사업자를 선정할 때 심사결과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업제안서를 접수한 이후에 심사기준을 확정하고 심사위원을 위촉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업자 선정방식이 자주 변경됐는데 더 수정할 계획은 없는가.

 『추첨에 의한 사업자 선정방식에 대한 여론이 나빠 신임장관이 취임한 뒤 고심했다. 이제 더 이상 선정방식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다. 4월중순 사업제안서 접수, 심사하여 6월말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일정에도 변화가 없다』

 ―심사위원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심사위원을 공개할 경우 위원 개인에 대한 재계의 로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심사가 끝날 때까지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세부 심사기준은 언제 공개할 것인가.

 『4월 15∼17일 사업제안서를 접수한 뒤 바로 심사기준을 발표할 계획이다. 심사기준 확정과 심사위원 위촉, 심사과정 등 모든 절차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시행될 것이며 철저한 보안 속에 진행하겠다』

 ―최근 통신장비업체 비통신장비업체 한국통신 등에 PCS사업권 3개를 분할한 배경은.

 『장비는 통신서비스의 핵심이다. 핵심장비를 공급하게 되면 서비스회사의 정보를 낱낱이 알게 된다. 또 장비생산업체가 서비스를 맡으면 경쟁사에 장비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고 서비스 및 장비산업을 고루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다. 국내 정보통신산업의 해외진출과도 관련이 된다』<김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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